이강인, 후반에 들어가도 경기 바꿀 수 있다 [레전드 김동진의 월드컵 포커스]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2.11.23 11:36 / 조회 :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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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는 선수 시절 월드컵을 앞두고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공존했다. 긴장이 많이 됐고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설레기도 했다. 내가 꿈꿔왔고 원했던 월드컵을 뛸 수 있다는 설렘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이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상대는 우리보다 약하지 않다. 모두 강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 우리 선수들도 강한 정신력과 좋은 능력을 갖췄다.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면 좋겠다.

당장 내일(24일)이면 월드컵 경기다. 이젠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심리적으로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은 본인이 해야 하는 것이지만, 팀원들이 서로서로 믿고 신뢰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괜찮아', '도와줄게' 등 옆에서 주는 힘이 있다. 팀에서 나오는 힘과 분위기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자연스레 대화하고 농담도 주고 받으면서 긴장을 풀 수 있다.

베테랑의 경우 어느 정도 경험도 있고 어떻게 하면 월드컵을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노하우도 있다. 그런 부분을 어린 선수들에게 잘 공유하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또 솔선수범으로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 베테랑의 모습인 것 같다.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동으로 그라운드에서 자기 임무를 소화하는, 팀을 위해 더 뛰는 모습들이 영향을 많이 준다.

내가 뛴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베테랑 형들 역시 말도 말이지만, 운동장에서 그렇게 뛰었다. 2006년 최진철(51), 이운재(49·전북현대 코치), 2010년에는 안정환(46), 김남일(45) 형 등이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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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 /사진=AFPBBNews=뉴스1
그래서 손흥민(30·토트넘)의 월드컵 참가는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팀의 주장이고, 여태껏 손흥민의 리드 아래 월드컵을 준비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 안에서나 밖에서나 손흥민을 신뢰하고 믿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손흥민이 함께 뛴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강인(21·마요르카)의 합류도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이강인은 키패스, 드리블, 프리킥,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좋다. 여러 가지 팀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전반이 아닌 후반에 들어간다고 해도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마요르카 경기를 봐도 대단함이 느껴진다. 월드컵 예선과 본선은 차원이 다르다. 이강인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

파울루 벤투(53) 대표팀 감독이 이강인을 26명 최종명단에 포함시킨 것은 경기에 필요하고 쓰기 위해 뽑은 것이다. 이강인이 월드컵 예선과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해도 월드컵 본선은 다르기 때문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베스트 멤버로는 모르겠지만 후반에 출전 기회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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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축구대표팀. 가운데 등번호 15번은 페데리코 발베르데. /사진=AFPBBNews=뉴스1
우루과이전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전반에만 실점하지 않는다면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경기를 이겨야 16강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꼭 이겼으면 한다.

2010년 월드컵에서도 우루과이를 만나 우리가 1-2로 아쉽게 졌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대의 전력 차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2010년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35·클루브 나시오날), 디에고 포를란(43)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이 좋았다면, 이번에는 페데리코 발베르데(24·레알 마드리드), 로드리고 벤탄쿠르(25·토트넘) 등 미드필더 라인이 좋다.

공격진에 다윈 누네스(23·리버풀), 수아레스가 있지만, 포워드 전력은 2010년 우루과이 멤버가 더 강한 것 같다. 2022년 우루과이는 미드필더 전력이 강하다. 그래서 이 경기 키플레이어는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우루과이 모두 첫 경기다. 첫 경기는 변수가 많다. 양 팀 모두 실수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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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 월드컵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한국 미드필더 기성용(가운데)과 우루과이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오른쪽)이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AFPBBNews=뉴스1
두 번째 상대인 아프리카의 가나 선수들은 체력과 스피드, 힘이 좋다. 조직적인 부분은 좋지 않아도 개인 능력과 피지컬이 뛰어나다. 하지만 가나전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다. 포르투갈전은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먼저 조별리그 1~2차전을 잘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포르투갈 모두 2경기를 치른 상황이어서 변수가 있다. 선수의 부상이 있을 수 있고 1~2차전 결과에 따라 휴식을 줄 수도 있다.

포르투갈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브루노 페르난데스(28·맨유), 주앙 펠릭스(23·AT마드리드)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일대일 마크 등 개인능력도 중요하지만, 한국 수비수들은 팀으로 경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민재(26·나폴리), 김영권(32·울산현대)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고, 김진수(30·전북현대)는 크로스, 공격 가담 능력, 수비가 좋다. 김태환(33·울산현대), 김문환(27·전북현대), 정우영(33·알사드)도 훌륭하다. 이 선수들이 함께해 얼마만큼 수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과거 월드컵 역사를 보면 한국은 강팀을 만나면 단합이 되는 측면이 있다. 2006년 월드컵에서도 프랑스와 1-1로 비겼다. 전력이 약해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포르투갈전 1-0 승리 등 좋은 경험이 있다. 공은 둥글다. 이번에도 한국선수들이 잘해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

국민들과 축구 선배들 모두 우리 선수들이 잘하든 못하든 멀리서 응원하고 기대하고 염원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부담감이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품고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후회 없이 쏟아 부었으면 좋겠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야 '저거 왜 안 했지'하고 후회하면 바보 같은 일이다. 멀리서 국민들이 많이 응원하고 있다. 힘내고 파이팅하길 바란다.

/김동진 킷지(홍콩)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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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코치.
김동진(40)은 1999년 청소년대표를 시작으로 월드컵(2006, 2010년), 올림픽(2004, 2008년), 아시안게임(2002, 2006년) 등에서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했다. 국내 프로팀으로는 안양 LG, FC서울, 울산 현대 등에서 뛰었고, 러시아 제니트와 중국 항저우, 태국 무앙통, 홍콩 킷지 등 해외 무대도 경험했다. 현재 킷지 코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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