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호탄' 서준원 "포기하는 것도 용기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터뷰]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1.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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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서준원. /사진=양정웅 기자
고교 시절 '특급 사이드암'으로 주목받았지만 프로 입단 후 암흑기에 빠졌던 서준원(22·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희망을 찾은 그가 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서준원은 최근 롯데의 마무리훈련이 열리고 있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실타래가 꼬이듯 해서 너무 내려놓고 싶었는데, '할 건 해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남고 시절 시속 150km를 넘는 직구를 보유한 잠수함 투수로 주목받은 서준원은 2019년 롯데에 계약금 3억 5000만 원을 받고 입단했다. 그러나 입단 후 4시즌 통산 123경기에 등판, 15승 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6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20년에는 선발로 20경기에 등판해 7승을 거뒀지만, 이듬해 평균자책점이 7.33까지 올랐고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지난 4년을 떠올린 서준원은 "아파도 보고 경기가 아예 마음대로 안 될 때도 있었다. 잘해도 잘하는 것 같지 않고 재미도 없었다"며 "나에게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특히 2021년을 언급하며 그는 "야구가 정말 하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서준원은 올 시즌 변신을 택했다. 전반기에는 팔 각도를 낮추면서 무브먼트 강화에 힘썼고, 후반기 들어서는 구속 회복에 나섰다. 33경기에 나온 그는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0으로 반등했다. 특히 후반기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50까지 떨어지며 조금씩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내 것을 찾았다고 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고개를 저은 서준원은 이번 마무리훈련으로 새로 합류한 배영수 투수코치와 함께 '자기 것'을 찾아가고 있다. 서준원은 "코치님이 투구폼을 바꾸는 건 아니고, 던질 때 하체 쓰는 법을 알려주셨다"며 "방법을 알아가니까 공 던지기도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배영수 코치에 대해 서준원은 "성격이 시원시원하셔서 딱 맞다"고 말했다. "길게 설명해주시면 앞에서 나온 한두 가지를 까먹을 수 있다"고 한 그는 "배영수 코치님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스타일이라 저와 잘 맞다"고 이야기했다.

"딱 한 동작, 키킹 동작을 살짝 바꿨는데 힘 쓰는 게 달라졌다"며 놀라움을 드러낸 서준원은 "하루 훈련하면 딱 반 개라도 얻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 된다면 당사자인 나도 기분이 좋겠지만, 알려주신 코치님들께 눈물 나게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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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맨 오른쪽)과 포수 시절의 나균안(맨 왼쪽).
배영수 코치와 함께 서준원이 특히 고마움을 드러낸 사람은 또 있었다. 바로 2년 선배 나균안(24)이다. 한때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두 선수는 서준원의 프로 첫 승(2019년 6월 1일 사직 삼성전) 때도 짝을 이뤘다. 나균안이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이후에는 같은 포지션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팀에서 이렇다 할 롤모델을 두지 않았던 서준원은 지난해부터 나균안을 보고 배우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균안이 형은 경기 준비나 끝나고 나서의 과정, 투구 내용에 따른 행동이나 경기장 밖에서의 모습이 하나부터 열까지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나균안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는 서준원은 "정말 상세하게 다 대답해주니까 너무 고마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모님이나 어느 누구에게도 모든 걸 얘기해본 적이 없는데, 균안이 형한테는 얘기를 할 수 있겠더라"며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진짜 안 되면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서준원은 "하지만 나는 그때가 아닌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 자신에게 '한 번만 더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다"며 "변화도 많이 주고 뭘 해보려고 하고 있다"며 다음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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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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