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지옥문 열렸다' 일본 간 박진만 캠프 '아침 6시 기상→하루 종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의 모습.

사자 군단의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훈련이 시작됐다. 예고했던 대로 진짜 지옥문이 열렸다. 일정을 살펴보니 첫날부터 상상 이상이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 3일부터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마무리캠프 첫 훈련에 돌입했다. 삼성 선수단은 오는 24까지 '4일(또는 3일) 훈련-1일 휴식'의 일정으로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소화한 뒤 25일 귀국한다.

삼성은 66승2무76패의 성적과 함께 올 시즌을 7위로 마감했다. 지난해 타이 브레이커(1위 결정전) 끝에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던 삼성으로서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한 시즌이었다.

다시 시작이다. 삼성은 2022 시즌 감독 대행으로 팀을 잘 수습했던 박진만 감독이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박 감독은 조용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으며 후반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박 감독의 머릿속은 온통 내년으로 향해 있다. 팀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일단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는 게 박 감독의 지론. 이에 마무리 캠프부터 직접 선수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실력을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박 감독은 취임식에서 "감독 대행을 하면서도 선수들 간 경쟁 의식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 여기는 아마추어가 아니고 프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수층이 두터워야 분명 성적이 날 수 있다. 한두명이 부상으로 빠져도 대체 선수들이 그들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감독 대행을 하면서 생각했던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는 박 감독과 코치 8명(정현욱, 강봉규, 채상병, 박한이, 권오준, 강명구, 손주인, 조동찬) 및 투수 16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 포수 2명(선수 총 31명)을 포함, 컨디셔닝 파트와 지원 스태프까지 총 57명이 참가한다.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을 비롯해 양창섭과 허윤동, 황동재, 이승현(좌), 김재성, 김지찬, 김현준 등이 이름을 올렸다.

훈련 강도는 상상 이상이다. 손주인 수비코치는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아마 이번 마무리 캠프는 선수들이 과거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상상 이상의 강도로 진행될 것이다. 그만큼 감독님의 의지가 강하다. 저희 코치들도 선수단과 함께 다 같이 고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 구단이 제공한 3일 훈련 스케줄에 따르면 선수들은 오전 7시부터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부지런한 선수들은 아침 6시 전후로 일어나 훈련을 준비하는 일정이다.

이어 8시 10분 숙소를 출발, 8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워밍업으로 몸을 푼 뒤 야수들은 롱 토스 이후 투수조와 함께 P.F.P(투수 야수 합동 훈련)에 임했다. 계속해서 펑고 수비 훈련을 마친 뒤 점심을 먹었고, 오후부터 다시 타격 훈련에 몰입했다. 3일에는 이태훈과 윤정빈, 김현준, 조민성은 추가 타격 훈련을, 김지찬과 이재현, 김재성(포수), 정진수(포수)는 추가 수비 훈련을 실시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오후 5시에 숙소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오후 6시 40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구슬땀을 뻘뻘 흘렸다. 이날 투수들 역시 러닝과 수비 훈련, 캐치 볼, 웨이트 트레이닝, 펑고 훈련 등을 소화했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마무리캠프 명단을 꾸렸다. 기본기 위주의 훈련을 통해 기초 실력을 탄탄하게 다질 것이다. 신진급 선수들은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비활동기간에 스스로 알아서 하기엔 아직 미흡한 측면이 있다.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짚었다. 과연 아기 사자들이 지옥 훈련을 이겨낼 수 있을까. 또 어떻게 달라질까. 삼성 팬들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