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든든, GK도 마음 편하다" 레전드 최은성, '2002 홍명보' 기대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2.11.02 09:38 / 조회 : 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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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에 출전했던 레전드 골키퍼 최은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사령탑 교체 없이 오롯이 4년을 준비한 대회다. 손흥민(30·토트넘)과 김민재(26·나폴리)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이라 국민적 관심도 크다. 스타뉴스는 오는 11월 20일 월드컵 개막 때까지 한국축구 레전드 및 전문가들의 월드컵 전망과 조언, 주목할 선수 등을 전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스포츠국


"내 앞에 믿음직스러운 수비수가 있다면 골키퍼는 마음이 편하죠. 상대 선수와 일대일이라든지 볼이 갔을 때 '저 선수는 괜찮다'는 믿음이 가요. 든든합니다."

2002 한일월드컵 멤버이자 레전드 골키퍼 최은성(51)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표팀 후배 수비수 김민재를 칭찬했다. 함께 4강 신화를 이뤄낸, 당시 한국 최고 수비수 홍명보(53) 울산현대 감독처럼 훌륭한 수비수의 존재는 팀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유럽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을 만큼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가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건 지난 여름이었는데 벌써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등 이적설이 돌기 시작했다. 190cm의 훤칠한 키와 탄탄한 체격, 센터백임에도 엄청난 스피드, 상대를 압도하는 파이팅과 움직일 때를 아는 판단력 등 좀처럼 약점을 찾기 힘든 선수다. 월드클래스 공격수들과 대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런 경험들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큰 장점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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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오른쪽 두 번째·등번호 4번). /사진=뉴시스 제공
벤투호의 또다른 강점이라면 바로 골키퍼 포지션을 꼽을 수 있다. 주전 자리를 놓고 김승규(32·알샤밥)와 조현우(31·울산)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골키퍼 선배' 최은성은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대표팀을 보면 경쟁 구도가 마련된 포지션들이 있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인다. 2002 월드컵 당시에도 이운재(49·전북현대 코치), 김병지(52·대한축구협회 부회장)가 경쟁을 하지 않았나. 훈련하는 것만 봐도 서로 경쟁하고 엄청 치열한 것이 눈에 보인다. 선수들뿐 아니라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성은 "김승규는 전체적으로 경험이 많은 선수다. 경기하는 것을 보면 선수들을 잘 리드한다. 빌드업도 좋다. 이전에는 그런 게(빌드업) 잘 안 보였는데, 일본(가시와 레이솔 시절)에 가서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좋아진 것 같다. 연륜이 있어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한다"고 칭찬했다.

경쟁자 조현우에 대해선 "러시아 월드컵에도 나가고 대표팀 경기도 많이 해서 경험이 있다. 활동범위도 넓은 것 같다. 순간순간 보여주는 민첩성에 저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어려운 슈팅을 잘 막아낸다"고 세이브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 "골키퍼는 수비수를 잘 조율해 공이 적게 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공이 많이 오면 부담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적게 오면 경기를 편하게 한다. 수비 위치 등을 잘 잡아야 한다"며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과 호흡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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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왼쪽)와 조현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호의 핵심 선수로는 'EPL 득점왕' 손흥민, 깜짝 스타로는 'K리그 득점왕' 조규성(24·전북현대)을 꼽았다. 최은성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고, 가장 큰 무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중심이 돼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 집중적인 견제가 있겠지만 큰 리그에서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 개인적으로 잘 대처할 것이라고 본다"며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팀에 도움이 된다. 조규성이 그런 중요한 순간에 좋은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 슈팅이나 순간적인 플레이, 움직임이 뛰어나다"고 기대를 걸었다.

최은성의 친정팀 대전에서 활약했던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황인범은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이다. 헌신적이다. 많이 빛나지는 않지만 팀을 위해 열심히 뛴다"고 평가했다.

벤투호의 16강 전망에 대해선 "적어도 패하지 않고, 최소 1승2무는 해야 한다. 가나를 1승 제물로 보고 있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원정 16강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를 위해 선수들이 집중해야 한다. 어차피 쉬운 경기는 없다. 하지만 부담 없이 어떤 팀을 만나든지 자신 있게 하면, 선수들이 잘 극복하고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월드컵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나가는 것이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도 있고, 못 나가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저도 그랬다. 하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고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 그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향해 진심어린 응원을 보냈다.

<레전드 인터뷰 목록>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③ '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④ 하석주 "호날두는 지는 별... 아프리카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

⑤ 허정무 "벤투호 정말 강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

⑥ 이영표 "우린 최약체, 하지만 강팀만 16강 가는 것 아니다"

⑦ 4년 전 조현우 '강추' 김병지 "이번엔 김승규, 벤투 전술에 잘 맞는다"

⑧ '원정 16강' 김동진 "손흥민·황희찬 막히면... 키플레이어는 황인범"

⑨ "김민재 든든, GK도 마음 편하다" 레전드 최은성, '2002 홍명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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