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탈락이 전부 류지현 감독 탓인가, '모사재인 성사재천'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10.31 12:14 / 조회 : 5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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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LG 감독과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로되, 그 일을 이루게 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로다.'


LG의 포스트시즌 탈락을 지켜본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흔히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결정한다고 한다. LG 트윈스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일을 도모했지만, 결국 하늘은 그 일을 허락하지 않았다.

LG가 2002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그 꿈이 좌절됐다. 숙원이었던 1994년 이후 2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올 시즌 LG는 페넌트레이스를 2위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것도 2013년 이후 9년 만이었다. 시즌 전부터 '우승 적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LG 팬들로서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그랬기에 이번 플레이오프 탈락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포스트시즌 탈락이 전부 류지현 감독 탓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이런 결과가 전부 사령탑 탓이었을까.


LG는 이제 리그에서 어느 팀도 얕보지 못할 '강팀'이 됐다. 사실 LG는 5년 전까지만 해도 가을야구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팀이 아니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과 2014년, 2016년 플레이오프를 치렀으나 2017년에는 6위, 2018년에는 8위까지 떨어졌다.

그랬던 LG가 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했다는 건 분명한 성과다. 2019년과 2020년에는 4위에 자리했다. 이어 지난 시즌과 올 시즌에는 리그 막바지까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끝에 3위와 2위로 각각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2021년에는 1위와 1.5경기, 올해에는 1위와 2경기 차였다.

최근 4시즌 동안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317승21무238패, 승률 0.571)을 거뒀다. 류 감독은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뒤 2시즌 동안 159승16무113패(승률 0.585)의 성적을 올렸다. 최근 2년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 가장 성적을 낸 것이다. LG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따낸 87승은 구단 역대 최다승 신기록이었다.

류 감독이 팀을 이끄는 동안 LG는 큰 사건, 사고 없이 오로지 야구로서 실력을 증명했다. 혹사와 같은 무리한 운용도 없이 다승왕(켈리)과 홀드왕(정우영), 세이브왕(고우석)을 배출했다. 팀 평균자책점(3.33) 1위, 팀 최소 실책(89개) 1위, 팀 타율(0.269)과 팀 홈런(118개) 3위까지 투타에서 모두 상위권 성적을 냈다.

물론 단기전에서 2년 연속 업셋을 당한 건 팬들로서 아쉽고 허탈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류 감독 역시 시리즈를 마친 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 결과는 감독의 몫이다. 우리 선수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야구계에서는 류 감독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줘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류 감독은 지난해 초보 감독의 티를, 이제 막 벗은 2년차 감독이다. 그래도 정규 시즌 2위 감독 아닌가. '1+1' 등 어떤 식이라도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LG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운이 따르지 않는 장면이 유독 많이 나왔다. 빗맞은 타구가 실점으로 연결되는가 하면, 잘 맞은 타구는 아웃 카운트로 잡히기도 했다. 결국 정규시즌에서 해냈던 선수들이 해줬어야 했는데,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낼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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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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