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16강' 김동진 "손흥민·황희찬 막히면... 키플레이어는 황인범" [레전드 인터뷰 ⑧]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2.10.20 15:04 / 조회 : 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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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염기훈과 김동진(오른쪽). /사진=AFPBBNews=뉴스1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사령탑 교체 없이 오롯이 4년을 준비한 대회다. 손흥민(30·토트넘)과 김민재(26·나폴리)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이라 국민적 관심도 크다. 스타뉴스는 오는 11월 20일 월드컵 개막 때까지 한국축구 레전드 및 전문가들의 월드컵 전망과 조언, 주목할 선수 등을 전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스포츠국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③ '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④ 하석주 "호날두는 지는 별... 아프리카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


⑤ 허정무 "벤투호 정말 강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

⑥ 이영표 "우린 최약체, 하지만 강팀만 16강 가는 것 아니다"

⑦ 4년 전 조현우 '강추' 김병지 "이번엔 김승규, 벤투 전술에 잘 맞는다"

⑧ '원정 16강' 김동진 "손흥민·황희찬 막히면... 키플레이어는 황인범"

"어느 팀 하나 쉬운 상대도 아니고 어려운 상대도 아닌 것 같다. 2006, 2010년 월드컵을 되돌아보면 첫 경기가 중요했다. 첫 경기 결과에 따라 분위기도 그렇고, 16강 가능성이 달라진다. 우루과이전에 더욱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한국 축구 레전드 김동진(40) 킷치SC(홍콩) 코치는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놓고 조별리그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두 대회 모두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2010년 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첫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동진 코치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강한 상대이고, 우루과이, 가나와 비교했을 때는 우리와 전력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 3경기 모두 중요하지만 첫 경기인 만큼 우루과이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첫 경기에서 이겨야 16강 가능성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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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오른쪽). /사진=AFPBBNews=뉴스1
우루과이의 전력이 만만치는 않다. 에딘손 카바니(35·발렌시아), 루이스 수아레스(35·클루브 나시오날 데 풋볼), 다윈 누네스(23·리버풀) 등 스타 플레이어도 한둘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김동진 코치는 2010년 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를 만난 경험(1-2 패)이 있다. 또 킷치SC에서 '우루과이 레전드' 디에고 포를란(43)과 함께 하기도 했다.

김 코치는 "포를란처럼 우루과이 선수들은 개인 기량이 정말 뛰어나다. 우리가 얼마만큼 조직적으로 수비를 잘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월드컵 예선만 봐도 우루과이 수비가 조직적인 것 같지는 않다. 우리 팀에는 손흥민, 황희찬(26·울버햄튼), 황의조(28·올림피아코스) 등 개인 기량과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이 많다. 세 선수 모두 장점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재능이 있다. 최대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번째 원정 16강을 이루기 위해 선수단의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 코치는 "원정 16강이 쉽지는 않다. 2010년을 보면 심리적으로 선수들끼리 신뢰하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관심도 많고 기대도 크다 보니 여론이나 팬들의 압박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얼마만큼 심리적으로 컨트롤하느냐가 중요하고, 선수들과 코치진이 함께 목표를 위해 하나가 돼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체력 문제도 변수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린다. K리거들은 한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휴식 없이 벤투호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동진 코치는 "장단점이 있다. 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경기 감각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클 수 있다"며 "K리그를 마치고 얼마만큼 컨디션을 유지하고 회복해 갖고 있는 기량을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 체력이 저하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상이 찾아올 확률도 높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의 철학과 스타일을 선수들이 인지하고 있을 텐데 운동량을 통해 얼마만큼 구현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몸 컨디션이 좋아야 이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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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오른쪽). /사진=뉴시스
벤투호의 키플레이어로는 미드필더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을 지목했다. 김동진 코치는 "다들 손흥민이 키플레이어라고 하지만, 저는 미드필더 황인범이 키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흥민과 황희찬 등은 상대가 가만히 안 놔둘 것이다. 공격수가 강하면 상대는 타이트한 수비를 할 수밖에 없다"며 "황인범은 창의적인 패스를 할 줄 알고, 창의적인 움직임을 통해 2선에서 공간이 나면 침투한다. 중거리 슈팅 능력도 있다. 손흥민, 황의조 등 공격수들이 공간이 없을 때 2선에서 중거리 슛이나 침투할 수 있는 것이 황인범"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캡틴' 손흥민에 대해선 "(박)지성(41)이 형처럼 무게감 있고 책임감 있는 선수이다. 무엇보다 선수들한테 솔선수범하는 것 같다. 운동량에서부터 그런 것이 느껴지면 다른 선수들도 따를 수밖에 없다. 주장 손흥민을 필두로 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벤투호에 유럽파 선수들이 많은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동진 코치는 선수 시절 러시아의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활약하면서 리그 우승, UEFA컵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비록 저는 러시아나 UEFA컵에서 뛰었음에도 강한 상대 선수들과 경기를 통해 제가 성장한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가장 강한 리그에서 강한 선수들과 함께 뛴다. 환경뿐 아니라 주위에 함께 뛰는 선수들, 또 상대도 강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것이 한국 대표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6, 2010년 월드컵 때도 당시 유럽파였던 박지성, 이영표(45), 안정환(46), 설기현(43) 형 등이 합류했을 때 어린 선수들, 국내 선수들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 배울 점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김동진 코치는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월드컵에 가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유럽에서 아무리 잘하는 선수, 좋은 팀에 있는 선수라도 월드컵에 못 나가본 선수가 많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가게 된다면 많은 국민들이 서포트하고 응원할 것이니 자신감을 갖고, 국민들에게 좋은 감동과 기쁨, 환희를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도 홍콩에서 열심히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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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왼쪽). /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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