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북 모두 시달렸던 '악몽'... 피하고 싶을 변수 '승부차기'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0.05 11:10 / 조회 : 2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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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2002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희비가 엇갈렸던 전북현대와 우라와 레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야말로 운명의 2연전이다. 울산현대와 전북현대가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맞대결들을 앞두고 있다. 첫 무대는 5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FA컵 4강전이다.


무승부는 없는 토너먼트 단판 승부다. 두 팀 중 한 팀만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결승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다른 한 팀은 지금껏 이어온 FA컵 여정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다음 경기를 바라볼 수 있는 리그와 토너먼트 방식의 FA컵 간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90분 정규시간 안에 승부가 정해지지 않으면 경기는 계속 이어진다. 전·후반 각각 15분씩의 연장전, 나아가 토너먼트의 묘미이자 임하는 팀들에겐 잔인할 수밖에 없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승부차기는 두 팀 모두 FA컵 맞대결을 앞두고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변수이기도 하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지난 K리그1 파이널 A 미디어데이 당시 "울산과 2연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건 FA컵에서는 승부차기가 있다는 것"이라며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가야 될 수도 있다. 리그와 FA컵은 그래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승부차기까지 가는 경우는 울산도, 전북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비단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두 팀 모두 잔인한 악몽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승부차기 패배의 여파가 한동안 이어지는 것까지 나란히 경험했던 터라 더욱 피하고 싶을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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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울산현대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자 환호하고 있는 포항스틸러스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이 최근 떠올리고 싶지 않은 건 지난해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전 포항스틸러스전 악몽이다. 당시 울산은 16강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승부차기 끝에 이겼고, 8강에선 전북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4강에 오르며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던 포항과 4강전. 윤일록의 선제골로 앞서간 울산은 원두재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뒤, 정규시간 막판 그랜트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실점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 불투이스의 실축으로 결국 4-5로 졌다. 눈앞에 뒀던 결승 티켓을 허망하게 빼앗긴 결과였다. 그 여파는 이어진 K리그 성남FC전, FA컵 4강 전남드래곤즈(2부) 연패로까지 이어졌다.

전북 역시 최근 승부차기와 썩 좋은 인연은 없다. 당장 지난 8월엔 앞서 울산이 그랬듯 우라와 레즈와의 ACL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보경과 이승기 김진수 등 무려 3명의 키커의 충격적인 실축이 나왔다. 이후 전북은 K리그 3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면서 한때 선두 울산과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해엔 FA컵 16강전에서 3부리그 팀이던 양주시민축구단에 승부차기에서 9-10으로 져 탈락하는 충격적인 대이변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김상식 감독 스스로 울산과의 FA컵을 앞두고 "승부차기에서 워낙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돌아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간 모든 것을 쏟아붓고도 승부차기에서 패배하면 분위기와 체력 모두 놓치는 셈이 된다. 두 팀 모두 중요한 순간 승부차기 패배와 탈락 이후 적잖은 후폭풍에 시달렸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더구나 이번엔 불과 사흘 뒤 또다시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 승리에 대한 간절함만큼이나 악몽이었던 승부차기 변수를 피하고 싶은 것도 울산과 전북 모두 같은 마음이다.

한편 울산과 전북은 FA컵 맞대결 이후 오는 8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K리그1 3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에선 각각 4경기씩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승점 5점 차라 이날 맞대결 결과에 따라 우승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선 1승 1무 1패로 팽팽히 맞섰다. 이번 2연전 결과에 따라 한 팀이 모든 것을 품고, 다른 한 팀은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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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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