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여름시장 이어 10월 연휴도 신작 휘청..스산한 가을 극장가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10.05 08:59 / 조회 :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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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개천절 연휴 극장가 흥행 성적이 신통찮다.

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천절 연휴 시작인 10월1일 극장을 찾은 총관객수는 39만 6443명, 10월2일은 45만 6966명, 10월3일은 48만 94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추석 연휴인 9월10일 총관객수 93만 5744명, 9월11일 110만 7095명, 9월12일 96만 9394명에 비하면 절반에 못미치는 관객 수치다.

이는 극장가가 가을 비수기로 접어들었기도 했지만 이번 개천절 연휴를 겨낭해 9월28일 개봉한 신작(정직한 후보2, 인생은 아름다워)들이 관객들을 그만큼 끌어들이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개천절 연휴 최고 흥행작이 추석 연휴를 겨냥해 9월7일 개봉한 '공조2:인터내셔날'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9월28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수수께끼! 꽃피는 천하떡잎학교'가 스크린과 상영횟차 열세에도 불구하고 3일까지 23만명을 동원한 점이 오히려 눈에 띈다.

신작들이 만듦새를 떠나서 이미 검증된 작품들보다 선호도와 인지도에서 뒤졌다는 뜻이다. 개봉 일정이 촉박하게 잡힌 탓에 상대적으로 영화들이 덜 알려진 탓도 크다.

4일 박스오피스도 마찬가지. '공조2'가 3만 2755명으로 1위를, '정직한 후보2'가 2만 5449명으로 2위, '인생은 아름다워'가 2만 5260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날 극장을 찾은 총관객수는 11만 6270명이다. 극장가가 비수기로 접어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한글날 대체 휴일 연휴에도 개천절 연휴와 비슷한 관객 추이가 예상된다. 이 같은 침체 여파가 10월26일 개봉하는 '자백'과 '리멤버' 등 신작에도 영향을 준다면, 비수기 여파는 겨울 시즌 직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범죄도시2' 흥행과 여름 시장 침체, '공조2' 흥행과 10월 초 시장 침체는 비슷한 패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영화계 눈길을 끌고 있다. '범죄도시2'와 '공조2'는 전작 인기에 힘입어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았으며, 안정적인 재미를 주는 작품들이란 점에서 관객이 보다 선호했다. 개봉 이후 2~3주 가량 뚜렷한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도 주효했다.

반면 새로운 시도를 담은 작품이라 실험적인 관람을 해야 할 경우는 상대적으로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동시 개봉 또는 한주씩 차례로 개봉할 경우는 전체 관객수가 팬데믹 이전 만큼 회복되지 않았기에 제 살 깎아먹기라는 게 확연히 드러났다. 이는 관객이 아직 극장요금 인상에 대한 저항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 상업영화들 살 길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목인 시즌은 정해져 있고, 이 시즌에 맞춰 경쟁을 벌이는 구도인데다, 팬데믹 기간 동안 개봉을 못한 이른 바 '창고영화'들이 쌓여 있는 탓이다. 극장은 요금 인상으로 관객수가 줄어도 매출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개별 영화들은 손익분기점 넘기가 쉽지 않다.

할리우드 영화들과 경쟁도 만만찮다. 올겨울 12월 극장가에는 '아바타2'와 '영웅' '크리스마스 선물' 등이 순차적으로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대책이나 돌파구가 없다면, 이런 상황은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보일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산업이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영화산업은 경기가 좋아지기에 앞서 먼저 좋아지고, 경기가 나빠지기 전 먼저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과연 여름 시장에 이은 10월초 시장 침체가 올 3/4분기 한국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래저래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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