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미안하다" 사과... 21세 영건, 시즌 2번째 선발승은 끝내 없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0.04 11:29 / 조회 : 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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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선발승 한 번을 챙기기가 이렇게 어렵다. 두산 베어스의 좌완 기대주 최승용(21)이 시즌 12번이자 마지막 도전에서도 시즌 2번째 선발승 달성에 성공하지 못했다.

최승용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두산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초반 최승용은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다. 3회 이대호의 투수 방향 땅볼 때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4회까지 롯데 타선을 잘 막아냈다. 타선도 허경민의 솔로포 등을 앞세워 3점의 득점지원을 해줬다. 이대로라면 선발승 달성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은 5회말 1사 후 전준우의 유격수 땅볼 때 이유찬이 공을 놓치고 말았다. 평범한 타구가 아웃으로 연결되지 못하자 최승용은 흔들렸고, 결국 다음 타자 이대호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투구 수 87개로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두산은 경기가 한 점 차로 쫓기자 결국 최승용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더그아웃에 돌아간 그는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최승용은 이날 4⅓이닝 4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투구를 마쳤다. 로테이션상 마지막 등판이었던 이날 경기에서도 최승용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경기 후 감독과 선수 가릴 것 없이 최승용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승용의 선발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더 던지겠다는 의지가 있었지만, 연패 중임에도 부산까지 원정 와주신 팬분들에게 승리를 드리기 위해 힘든 결정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최승용과 호흡을 맞췄던 포수 장승현 역시 "승용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대호 선배님께 홈런 맞을 때 내가 구종선택을 잘못했다. 슬라이더 사인을 냈는데 홈런으로 이어졌고 결국 교체돼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면서 "정말 미안하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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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이 3일 사직 롯데전에서 5회말 마운드를 내려간 후 더그아웃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KBS N 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이날 경기는 최승용의 시즌 15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계획대로 흘러갔다면 그의 선발 투구는 이보다 훨씬 적었을 수도 있었다.

지난해 프로에 입문한 최승용은 '제2의 장원준'이라 불리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깔끔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시속 140km 중반대의 공이 인상적이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국보' 선동열 전 감독에게 극찬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두산은 당초 최승용을 향후 선발투수로 쓸 계획을 세우고, 올 시즌은 이를 위한 준비를 할 예정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초반부터 선발 생각도 안 하고, 앞으로 봐서 구속을 올려서 좋은 투수를 만들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팀 상황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해 리그 MVP인 아리엘 미란다가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2경기 만에 1군에서 이탈했고, 대체선수로 최승용을 낙점했다. 그는 3번째 등판인 5월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첫 선발승을 거두는 등 선발 첫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0으로 호투했다.

잘 나가던 최승용은 5월 19일 잠실 SSG전(3⅓이닝 5실점)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미란다가 복귀하면서 다시 불펜으로 내려갔고, 미란다가 퇴출되고도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오면서 8월 중순까지 주로 구원 쪽에서 투구했다.

하지만 8월 하순 이영하가 학교폭력 관련 재판에 회부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다. 결국 두산은 다시 최승용을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8월 25일 대전 한화전에 등판한 그는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이어 지난달 10일 잠실 KIA전에서도 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대로만 흘러가면 좋았겠지만, 최승용은 이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12(11⅓이닝 14자책점)로 부진했다. 계획도 없이 90이닝 가까이 소화하며 체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등판에서도 결국 홈런포 한 방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최승용이) 잘 던지려는 게 굉장히 강하다"며 "열심히 하고 다 좋은데, 좀 더 편안하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도 21세의 어린 선수에게는 5이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최승용은 올 시즌을 48경기(15선발) 93⅓이닝,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 5.30의 성적으로 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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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이 3일 사직 롯데전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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