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4할타자가 4안타 '대폭발', 그런데 "만족 안한다" 왜? [★부산]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0.0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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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승민이 2일 사직 두산전에서 3회말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이젠 당당히 주전 선수라고 일컬어도 무방하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의 '군필타자' 고승민(22)이 사령탑으로부터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그리고 선수 본인은 실력으로 이를 증명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플래툰에서 벗어나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라며 "주전급으로 한 단계 다가섰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고승민.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30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2020년 시즌 도중 현역으로 군 입대를 선택하며 병역 의무 해결에 나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으로 돌아온 고승민은 벌크업을 통해 체격을 키웠다. 시범경기 9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그는 서튼 감독으로부터 개막전부터 주전 우익수로 낙점받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는 너무나도 부진했다. 5월까지 고승민의 시즌 타율은 0.160에 그쳤다. 5월 22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9회초 역전 3점포를 터트리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5월 초 한 차례 2군으로 내려갔던 그는 6월 허리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던 고승민이 7월 초 돌아온 후에는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7월 월간 타율 0.333을 기록한 그는 8월에도 타율 0.40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손아섭(NC)이 떠난 롯데의 우익수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고승민의 페이스는 가을에 접어들어서도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한 달 동안 멀티히트 경기를 5차례 기록한 그는 4할에 가까운 타율(0.392)을 선보였다. 덕분에 그는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시즌 타율 3할대로 올라섰다. 9월까지 그의 후반기 타율은 0.407(113타수 46안타), 12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가장 높다.

그러나 고승민은 여전히 좌투수 상대로는 나오지 못하는 '플래툰' 이미지가 강하다. 9월까지 시즌 246타석에 나선 그는 왼손투수를 상대로는 불과 19타수 소화에 그쳤다. 기록 역시 타율 0.211에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최근에는 다르다. 고승민 본인이 좌투수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는 왼손 이준영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이어 하루 뒤인 30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좌완 김범수의 슬라이더를 기술적으로 공략해 안타를 뽑아냈다. 평소였다면 우타자로 교체했을 서튼 감독도 믿음을 줬고, 이는 성공으로 돌아왔다.

서튼 감독은 "우투수 상대로 잘 치는 것은 선구안이나 접근법이 꾸준하기 때문이다"며 "최근에는 좌투수를 상대로도 비슷한 접근법이나 선구안을 보여주며 공략을 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계획한 바를 좌·우완 가리지 않고 실행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령탑의 믿음을 얻어서였을까. 이날 경기에서 1번타자 겸 우익수로 나선 고승민은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3회말 공격에서는 선제 투런포를 가동, 팀의 3-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고승민의 4안타 경기는 지난 8월 21일 한화전 이후 올 시즌 2번째다.

경기 후 고승민은 서튼 감독의 발언을 듣고는 "지금 확실히 주전 자리라고 하기는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계속 기회를 잡아 나중에 팀의 주축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승민은 이어 "올해 후반기 잘 돼가지고 기분이 좋은데, 지금 전혀 만족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로 나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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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고승민(오른쪽)이 2일 사직 두산전에서 3회말 2점 아치를 그린 후 이대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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