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벤투호 정말 강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 [레전드 인터뷰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9.29 16:31 / 조회 : 7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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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역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끌었던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사령탑 교체 없이 오롯이 4년을 준비한 대회다. 손흥민(30·토트넘), 김민재(26·나폴리)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이라 국민적 관심도 크다. 스타뉴스는 오는 11월 20일 월드컵 개막 때까지 한국축구 레전드 및 전문가들의 월드컵 전망과 조언, 주목할 선수 등을 전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스포츠국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③ '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④ 하석주 "호날두는 지는 별... 아프리카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

⑤ 허정무 "벤투호 정말 강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기대"

"이제는 원정 16강을 넘어 8강에 도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상대도 강한 팀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 팀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원정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령탑을 맡아 한국 축구 역사상 유일한 '원정 16강'을 이끌었던 허정무(67)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은 벤투호의 카타르 월드컵 성적을 이렇게 전망했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 체제에서 오랫동안 월드컵을 준비해온 데다, 선수들 면면에서 나오는 전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다.

허정무 이사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섣불리 예상할 순 없지만 16강 이상을 이룰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응원하고 있다"면서 "역대 월드컵 대표팀과 비교해 봤을 때도 정말 강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 전략을 잘 세워나간다면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에 도전해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이 주목하는 건 포지션별로 단단한 선수단 전력이었다. 그는 "선수들 면면을 볼 때 골키퍼도 상당히 안정돼 있고, 수비 라인에도 김민재 김영권(32·울산현대)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미드필드 라인에서도 정우영(33·알 사드)을 비롯해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 이재성(30·마인츠05) 등 탄탄한 허리라인을 갖추고 있다"며 "공격 진영은 말할 것도 없다. 손흥민 황희찬(26·울버햄튼)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 등 해외에서도 충분히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 많다"고 호평했다.

허 이사장은 "지금 우리 대표팀 소속 선수들 모두 본인이 속한 리그와 팀에서 모두 최고의 선수들이다. 꾸준하게 자기 능력을 인정받고 운동장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때 선수의 가치가 증명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전이든 후보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줘 국민들께 기쁨을 주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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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왼쪽) 전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첫 원정 16강이 확정되자 김정우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가 비교적 익숙하다는 점도 벤투호엔 '이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허 이사장은 "카타르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면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비롯해 최근에는 카타르 리그에서 뛴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낯선 환경은 아니다. 1994년 월드컵 예선 당시 '도하의 기적'이 이뤄진 장소이기도 하다. 예감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가 대표팀 전력이나 환경만으로 '월드컵 원정 최고 성적'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허정무 이사장은 철저한 전력 분석, 그리고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 필승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직접 이끌었던 경험자로서의 조언이기도 하다.

그는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부터 가나, 포르투갈 등 세 팀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갖고 경기에 임할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러 정보들을 토대로 우리의 장점을 살리고, 상대를 공략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전략을 세우며 남은 기간을 잘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역대 월드컵을 돌아봤을 때 우리나라가 쉬운 상대들과 같은 조에 편성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잘 준비하고 상대를 분석하느냐에 따라 16강뿐 아니라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남아공 월드컵 때를 돌아보면 첫 경기인 그리스전(2-0 승)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잡지 못하면 16강에 진출할 수 없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허 이사장은 "이번 월드컵 역시 첫 상대인 우루과이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첫 경기를 잡아야 16강에 올라가는데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분명히 넘을 수 있는 상대이기 때문에 우루과이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첫 경기에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가나전에서도 분명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고, 포르투갈도 한 번 이겨본 경험이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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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왼쪽) 전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첫 원정 16강이 확정되자 이영표를 끌어 안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대표팀 선배로서도 후배들에게 값진 조언을 남겼다. 허정무 이사장은 선수 시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 104경기에 나서 30골을 넣은 한국축구 레전드이기도 하다.

허 이사장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선다는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갖되, 이것에 대한 부담을 너무 무겁게 짊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신과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선수들이 남은 기간 철저한 몸 관리와 기량 향상에 각별히 신경 써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해 월드컵에 출전할 선수들의 윤곽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 그 선수들뿐만 아니라, 후보 선수들도 언제라도 팀의 일원으로 합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상대에 대한 연구 분석, 기술적인 측면에서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전투를 앞두고 모든 선수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 이사장은 "큰 무대일수록 자신감을 갖고 '우리가 아주 멋진 경기를 한 번 해보겠다'는 즐기는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월드컵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왔고, 선수들의 기량이 절대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수 하나하나 개인과 팀에 대한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16강 진출, 그 이상의 결과를 위해 우리 후배들이 도전해 주기를 바라고, 또 선배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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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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