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사 대기록이냐, 향후 10년이냐... 200K 에이스 두고 '진퇴양난'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28 03:56 / 조회 : 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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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사진=뉴시스
KBO 리그 40년사에 남을 기록이냐, 향후 10년을 생각하느냐. 키움 히어로즈가 에이스 안우진(23)을 두고 장고에 빠졌다. 사령탑의 생각은 확고하지만, 여러 상황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

안우진은 27일 기준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 14승 8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 3위, 평균자책점 2위 등 여러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급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기세라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도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안우진이 올 시즌 주목받는 것은 바로 탈삼진 때문이다. 그는 올해 183이닝 동안 무려 2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는 2위 드류 루친스키(NC, 182개)보다 무려 30개가 많은 기록으로, 올해 탈삼진왕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고척 NC전에는 시즌 200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선수 8번째 기록으로, 지난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204탈삼진) 이후 10년 만에 나온 쾌거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부터 그야말로 날아다니고 있다.

이제 시선은 KBO 리그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으로 쏠린다. 프로야구 기록은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가 세운 225탈삼진이다. 이는 1984년 최동원(당시 롯데, 223탈삼진)의 37년 묵은 기록을 깨는 것이었다.

현재 안우진은 14개의 삼진만 더 잡아내면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올 시즌 그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11개, 한 번의 등판으로는 기록 경신이 어렵다. 키움의 일정상 안우진은 2번의 등판이 가능해 희망은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었다. 안우진이 올해 너무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포함 114이닝을 던졌던 그는 올해 69이닝이나 더 던졌다. 키움이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시즌 200이닝 이상 던질 수도 있다.

이는 이른바 '버두치 효과'에 해당되는 수치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톰 버두치가 주창한 버두치 효과는 25세 이하,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전년도보다 30이닝 이상 투구한 선수들이 다칠 위험이 크다는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안우진은 버두치 효과에 정확히 해당하는 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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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
이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이 마지막 등판을 거를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27일 창원 NC전을 앞두고도 홍 감독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될 수 있으면 (29~30일) SSG전을 마지막으로 등판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이전 경기를 봐서는 느낌상 위험한 모습이 보이더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자꾸 기록에 신경 쓰고 그쪽에 포커스를 맞추다가 부상이 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 그는 "내년 시즌까지 여파가 생긴다면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록에 대해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고 말한 홍 감독은 안우진에게 본인의 생각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독단적인 생각은 절대 아니고,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기회는 또 올 수 있다"며 "신기록은 큰 업적이지만 부상을 예방하는 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키움은 27일 기준 4위 KT 위즈에 1경기 차로 앞선 3위에 올라있다. 준플레이오프 직행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체력적으로도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시즌 최종전까지 결과가 확정되지 않는다면 10월 8일 대전 한화전에도 등판할 수도 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도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안우진이기에 체력 안배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안우진을 위해서라도 키움은 조기에 3위 자리를 확정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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