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동료 비하에 격분 '류현진 절친', 1억원 상금→전액 기부 '훈훈'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27 13:16 / 조회 :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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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알렉 마노아(왼쪽)와 알레한드로 커크. /AFPBBNews=뉴스1
팀 동료의 외모를 비하하는 말에 자신의 일처럼 적극 대응했던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알렉 마노아(24)가 거액의 상금을 받는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27일(한국시간)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24)를 위해 나서준 마노아가 화장품 회사 도브 멘+케어로부터 '스포츠맨십 상'을 받고, 10만 캐나다 달러(약 1억 416만 원)의 부상도 받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토론토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1루주자로 있던 커크가 홈까지 달리는 장면이었다. 키 173cm, 몸무게 113kg의 통통한 체격인 커크가 전력질주하는 모습에 팬들은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영상을 본 캐나다 TSN의 라디오 진행자 매튜 로스는 "귀엽고 좋지만, 스포츠에 있어선 참 창피한 일이다"며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주목받는 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커크의 몸매에 대해 비꼬는 말로 들릴 수 있었다.

이에 마노아가 나섰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로스의 발언을 인용, "스포츠계에서 진짜 창피한 것은 매튜 같은 사람들이다"며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고 그들이 서사나 고정관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중이 10파운드(4.5kg) 더 나가는 8살 어린이에게 당장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던가, 아니면 당장 키보드에서 한발 물러서서 커크가 그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영감을 얻게 하도록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로스는 "라이트한 스포츠 팬들이 메이저리그를 보지 않는 관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다"고 항변했지만 마노아는 "그럼 커크는 왜 올스타 투표에서 수백만 표나 받았나"고 꼬집었다. 결국 로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한 후 "말이 거칠었다.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이에 도브는 마노아에게 스포츠맨십 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마노아는 체구를 이유로 사이버 불링(괴롭힘)을 당한 커크를 변호했다"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마노아가 받은 10만 캐나다 달러는 자신의 연봉(70만 6200달러, 약 10억 790만 원)의 10분의 1이 넘는 거액이다. 그러나 그는 상금을 자신이 가지는 대신 어린이들에게 단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캐나다의 비영리 단체 '키드스포츠'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마노아는 메이저리그 2년 차인 올 시즌 15승 7패 평균자책점 2.31의 뛰어난 성적으로 팀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한국에서는 류현진(35)을 따라다니며 많은 걸 배운 선수로도 알려졌다. 커크도 타율 0.293 14홈런 62타점 OPS 0.806이라는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두 선수는 올해 나란히 올스타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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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알렉 마노아(위쪽)가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와 포옹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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