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튀기는 '늑대사냥', 장르도 주인공도 바뀌니..길 잃은 관객들 [김미화의 날선무비]

날선 시각, 새로운 시간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2.09.25 12:00 / 조회 : 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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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늑대사냥'


영화 '늑대사냥'이 피 튀기는 '청불 액션'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개봉 후, 한국 영화 사상 가장 파격적인 액션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영화를 본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영화. '변신' '기술자들' '공모자들' 등의 김홍선 감독이 각본, 연출을 맡았다. 한국으로 향하는 범죄자 호송선 프론티어 타이탄호 안에서 일급 수배 범죄자들과 이들을 이송해야만 하는 형사들은 극한의 대립을 하며, 피 튀기는 액션을 선보인다.

'늑대사냥'은 애초에 청소년 관람불가를 걸어놓고 마음껏 액션을 펼친다. 19금이 아니라 29금 액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피를 콸콸 쏟아내며 밀폐 된 배 안을 붉게 물들인다. 그야 말로 충격적이고 피 튀기는 액션이다. 고어물에 가까운 액션에 관객의 호불호가 나뉠 수 밖에 없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층 관객들은 환호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고, 이 장르에 대해 잘 모르고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라면 두 손으로 자주 눈을 가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후반부로 갈 수록 익숙해지고 스토리가 궁금해져서 손가락 사이로 두 눈을 자꾸 뜨게 되는 매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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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늑대사냥'


선혈이 낭자한 고어 장르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스토리의 변주에 대한 호불호까지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의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통해 소개 된 '늑대사냥'은 범죄자 호송선 속, 일급 수배 범죄자들과 형사들의 액션을 그리는 듯 이야기를 그리는 듯 보인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늑대사냥'은 그로부터 한 발짝 더 나가서 영화의 절반쯤 되는 부분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장르가 완전하게 바뀐다. 영화의 중반부를 기점으로 액션물이 SF가 되면서, 이야기가 반전 된다. 마치 1편과 2편으로 나뉘듯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이 교체되고, 인물들은 신선한 방식으로 (한편으로는 황당하게) 퇴장한다. 이처럼 '늑대사냥'은 영화적 클리셰를 깨면서 장르를 변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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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늑대사냥'


한국 영화 사상 본 적 없이 강렬한 피 튀기는 액션이라는 영화의 외형도 파격적인데, 장르의 변주까지 하며 영화는 관객에게 굉장히 새롭게 다가온다. 누군가는 이 도전이 신선하다고 느끼지만, 누군가에게는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주인공인 줄 알았던 인물이 퇴장하고, 조용히 배경에 서 있던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등 클리셰를 깨려는 시도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객은 이 영화 속 어느 인물에게 집중하고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지 길을 잃어 버린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새롭고 파격적이며 흥미진진하게 느껴진지는 것은, 이 영화의 만듦새에 정성이 들어간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시도를 한다는 자체가 큰 도전일텐데, 김홍선 감독만은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2시간 동안 영화를 이어간다. 서인국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나, 밀폐 된 공간 속 피를 뿜어내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섬세하게 공을 들인 김홍선 감독의 장인정신 덕분에 '늑대사냥'은 이 영화의 프리퀄과 시퀄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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