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성 "망가짐 두렵지 않아! 얼굴 놓고 연기해요" [★FULL인터뷰]

티빙 '개미가 타고 있어요'의 강산 역, JTBC '모범형사2'의 우태호 역의 정문성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22.09.26 07:00 / 조회 :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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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문성./사진제공=블러썸엔터테인먼트
배우 정문성은 올 하반기 '개미가 타고 있어요', '모범형사2'를 통해 코믹과 묵직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서로 다른 장르에서 다른 캐릭터로 연기력을 뽐냈다.

정문성은 지난 16일 마지막회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개미가 타고 있어요'(이하 '개미타')와 이어 18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모범형사2'에 출연했다. '개미가 타고 있어요'에서는 후줄근한 옷차림의 주식 초보 강산 역을, '모범형사2'에서는 묵직함이 있는 우태호 역을 각각 맡았다.

방송 시기가 비슷했던 두 작품에서 정문성은 극과 극의 연기를 펼쳤다. 정문성을 잘 모르는 시청자라면 '이 배우가 이 배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달라도 너무 달랐던 정문성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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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문성./사진제공=블러썸엔터테인먼트
-'모범형사2'를 마친 소감은 어떤가.

▶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절반 정도 됐을 때, 제가 죽는 바람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거는 굉장히 찍으면서 재미있었다. 새로운 현장이기도 했다. 이 역할(우태호 역)이 매력이 있었다. 행복하게 재미있게 찍었던 기억이 있다.

드라마에서 제가 죽고 나서부터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 됐다. 재미있었다. 제가 죽고 나서 대본을 안 보면서 보는 게 재미있었다. 저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일이었다. 재미있는 작품이 진짜 재미있게 나와서 좋았다. 제 이야기도 잘 담아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동시간대 방송은 아니었지만, 방송 시기가 맞물렸던 '개미타'는 어땠는가.

▶ (방송 시기뿐만 아니라) 실제로 촬영도 겹쳐 있었다. '개미가 타고 있어요'에 가면, 가발을 쓰고 했다. ('모범형사2'와) 캐릭터가 너무 달랐다. 각자 색깔대로 제가 연기를 당연히 해야 했다. 배우니까. 고통스럽게 여기서 이 연기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연기라서 여기서 못한 거 저기 가서 했다. 오히려 재미있게 연기했다.

-두 작품에서 서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고민은 없었는가.

▶ 극 중 강산을 연기하면서, '이렇게 해도 되나?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모범형사2'에 가서 무거운 인물을 연기하면서 답답함을 풀기도 했다.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사람 같고, 너무 진중하지만은 않은 배우 같아서 좋았다. 제가 TV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모범형사2'에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이 같은 결말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 저는 사실 그 결말이 좋다. 좀 충격적이고, 일찍 죽은 느낌이 있지만, 그것도 어떤 이야기가 시작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이 죽음은 천나나(김효진 분)의 돌발적 행동으로 이뤄졌다. 극 중 이 상황에 대해선 어떻게 표현하려 했는가.

▶ 천나나가 핸들을 옮겼을 때, 모든 거를 다 느끼고 안다. 이 사람이 어떤 일까지 했었는지, 이미 알고 갔다. 죽음이라는 게 왔다는 것도 알고 있는 설정이었다.

작가님이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작품 리딩하려고 모였을 때, 작가님이 '어떤 부분에서는 그 무엇도 하지 않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순간을 거기서 한 거다. 제 마음속에 느껴지는 복잡함, 표출하고 싶은 게 있지만 그 무엇도 하지 않는 상태를 만들었다.

-'모범형사2'에서 천나나 역의 김효진과 호흡은 어땠는가.

▶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낀 거는 엄청 밝았다. 같이 있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준다. 웃는 게 한 번도 거짓이 아니라, 환하게 웃는다. 그런 사람이 나쁜 연기를 하려고 하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효진 씨는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한 적이 별로 없다. 카메라가 돌면 눈빛이 달라지는데, 약간 짐승 쪽(본능적 느낌의 연기)에 가까운 느낌이다. 저도 그런 거 좋아한다. 같이 하면서 좋았고, 고마웠다. 효진 씨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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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개미가 타고 있어요'에서 강산 역을 맡은 정문성./사진=티빙


-'개미타'에서 맡은 강산이 욜로에 프리터족(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중점이 둔 부분이 있는가. 또 실제 주식 투자를 해봤는가.

▶ 주식에 대한 작품이었다. 예를 들면 의사, 검사, 판사 등이 쓰는 전문적 용어가 굉장히 어렵다. 그런 용어가 쏟아져 나오나 봤더니 갓 주식을 시작한 사람으로 실수를 남발하고 재미있었다. 이거면 괜찮겠다 싶었다. 강산을 봤는데, 자유로웠다. '이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라는 느낌이 있었다.

-실제로 주식 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가.

▶ 저 같은 경우에도 주식을 했다. 모두 주식을 해야된다고 해서 했다.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고 그랬다. 사놓고 세 달 동안 놔두기도 했다. 저는 주식에 큰 관심이 있던 게 아니었다. 그래서 강산을 연기하는데도 어렵지 않았다. 다만, 다른 거는 강산은 하나하나에 너무 반응한다는 거였다.

또 드라마를 하면서 배운 건데, 주식은 백번, 천번 확인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가 신뢰하는 기업에 내가 투자한다는 마인드로 오랫동안 기다리면 된다는 생각이다. 저도 한 달 만에 주식을 확인하니까 샀던 때와 액수가 비슷했다.

-'개미타'에서 망가짐도 불사한 코믹 연기를 펼쳤다. '망가짐'에 두려움은 없는가.

▶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다. 배우들은 자기가 어떤 표정을 지었을 때 잘 생겼는지 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쓰면 연기를 잘 못하겠다. 그래서 얼굴을 놓고 연기를 한다. 망가지는 거는 익숙하다. 물론, 이번 거는 좀 심했다.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라고 해도 되는 사람이긴 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본인과 가장 비슷한 성격이 있다면 누구인가.

▶ 저는 예전에 10년 전만 해도,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물어보면,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했다. 배우를 오래 하고 나서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설명을 못하겠다. 뭐가 진짜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확실한 거는 내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다 웃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제가 실제 성격 나쁜 사람도 아니고, 성인군자도 아니고, 똑같은 사람인데,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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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문성./사진제공=블러썸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외에 뮤지컬, 영화를 넘나들면서 넓은 여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연기에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는가.

▶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 어떤 매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연기는) 결국은 같다. 결국은 내가 느끼고, 눈을 보고 이야기하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거다. 다만, 기술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영화·드라마는 다른 게 크지 않겠지만, 공연의 경우에는 제가 보여져야 하는 모습이 있을 거다. 단편적으로 기억나는 잔상이 있어야 한다. 제약 아닌 제약이 있다. 연기를 하는데, 차별은 없다. 요즘에는 더 그렇다. 그리고 진실성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거를 조금 더 편안하게 표현하려 한다.

-'배우 정문성'으로 살아가면서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있는가.

▶ 연기하면서 신념은, 거짓을 할 수는 없다. 제가 결국에는 카메라에 잡히고 무대에서도 보이겠지만, 사람, 인간이 표현하는데 가장 정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눈이라고 생각한다. 눈으로 표현할 때, 눈앞에서 나를 봤을 때.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상대 배우가 내 눈을 봤을 때, 내 눈이 가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제 신념 같은 거다. 거짓말하지 않는 진짜 눈! 그리고 살면서 신념은 어머니한테 부끄럽지 않은 아들로 끝까지 있고 싶은 거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는가.

▶ 다양한 작품 해보고 싶다. 다양한 사람을 연기하고 싶다. 사물이 되든, 사람이 되는 상관없다. 마음을 자극하는 게 있다면 어떻게든 하고 싶다.

-끝.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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