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후보2', 선방한 속편 아쉬운 '한 방'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9.24 10:00 / 조회 :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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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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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 사진=영화 스틸컷
'정직한 후보2'는 한 마디로 선방한 속편이다. 그러나 한 방이 아쉽다.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 분)이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더 큰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드는 웃음 대폭발 코미디다.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참신하고 코믹한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살려낸 배우들의 열연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15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호평을 얻은 '정직한 후보'의 후속편이다.

앞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떨어지며 백수가 된 '주상숙'은 고향에 내려가서 생활한다. 우연히 바다에 빠진 한 청년을 구하며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는다. '주상숙'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지사 자리에 안착한다.

당선 직후에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기존 사업을 모두 재검토하며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듯하지만, 도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며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결국 초심을 잃은 '주상숙'은 도지사 연임을 위한 잘못된 패에 손을 댄다. 이에 '주상숙'의 지지율은 올라가지만, '진실의 주둥이'가 돌아오며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든든한 비서인 '박희철'까지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며 궁지에 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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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 사진=영화 스틸컷
'정직한 후보2'는 '거짓말을 못 하게 된 정치인'이라는 전편의 핵심 설정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대통령과 북한 최고위층까지 등장하는 더 커진 세계관에 새로운 인물과 설정을 더 했다. 더 신선해지고, 더 풍성해졌지만 아쉬운 점 또한 존재한다.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설정은 '정직한 후보' 시리즈의 주요 유머 코드다. 전작에서 통한 '안전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만큼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재의 참신함은 덜하고, 웃음이 옅어질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정직한 후보2'에서는 라미란에 이어 김무열까지 '진실의 주둥이'를 얻게 되며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한두 장면을 제외하면 '골 때리는' 유머는 다소 부족한 듯 보인다.

유머를 제외한 이야기의 전개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가 다르고, 당선 후에는 '욕심보'가 커진다지만 연임에만 집중하며 악을 쓰는 '주상숙'의 모습은 '권선징악' 전개를 공감하는 데 방해가 된다. 결국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려놓으려 애를 쓰지만, 앞에서 보여준 모습 탓인지 그 반성 또한 매끄럽지 않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주상숙'이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인 이유는 배우 라미란이 가진 힘이다. 라미란의 코미디는 더 커진 가발만큼 풍성해졌고, 김무열과의 호흡은 더욱 진화했다. 김무열 또한 불을 진화하는 소방수가 아닌 불을 뿜는 폭주 기관차로 변신해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액션, 스릴러, 휴먼, 코미디까지 이제는 김무열이 못 하는 장르를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다. 윤경호는 전편보다 더 다정하고 든든한 남편으로 변신해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서현우, 박진주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빌런 역할을 맡은 윤두준 또한 선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행동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익숙하거나, 새롭거나.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합격점'을 줄 만하다.

'정직한 후보2'는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의 후속편인 만큼 다소 힘이 들어간 듯 보이지만 '정직한 후보' 유니버스가 확장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 '범죄도시'부터 '공조'까지 형만큼 괜찮은 아우들이 그 저력을 발휘한 가운데, '정직한 후보2'도 그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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