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끝내겠다' 에이스 책임감, 48일 만의 선발승으로 돌아왔다 [★창원]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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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루친스키(맨 오른쪽).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에이스의 책임감이 투수진의 소모를 조금이라도 줄여줬다.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노스)가 자신이 내보낸 주자를 자신이 책임지며 호투를 펼쳤다.

NC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이기며 NC는 5위 KIA를 다시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 경기에서 NC는 루친스키를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전날 경기에 등판한 구창모와 함께 NC가 꺼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자리를 두고 KIA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그의 호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루친스키의 경기 내용이 심상찮았다. 지난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3⅔이닝 10피안타 4실점, 17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6⅔이닝 6피안타 6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러면서 그는 8월 6일 사직 롯데전 이후 한 달 넘게 승리를 쌓지 못하고 있었다.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데이터팀, 전력분석팀과 얘기했을 땐 수치가 떨어진 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선발인데 승수가 안 쌓이다보니 조급함이 있지 않았나"는 분석을 내놓았다.


NC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루친스키는 앞선 2번의 등판을 잊을 정도로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1회 안타를 허용하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그는 2회 2사 후 연속 4사구를 내줬다. 그러나 9번 김규성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면서 고비를 넘겼다.

이후로도 루친스키는 주자를 내보내며 다소 어려운 투구를 이어갔다. 3회에는 김선빈에게 오른쪽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5회에도 박찬호에게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두 타자를 잘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하지만 최대 고비는 6회에 찾아왔다. 2아웃을 잘 잡은 루친스키는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후 폭투까지 저질렀다. 이어 박동원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 2점째를 내줬다. 여기까지 투구 수는 이미 101구, 마운드를 내려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루친스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자 그는 '이번 이닝을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8번 김도영을 상대한 그는 3구 만에 1루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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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 루친스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루친스키는 7회초 시작과 함께 원종현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도 박민우가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4점을 올렸고, 8회말 닉 마티니의 2루 땅볼 때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루친스키는 6이닝 6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 시즌 9승(11패)째를 거뒀다. 무려 48일 만에 거둔 소중한 선발승이었다. 5강 싸움을 펼치고 있는 팀 입장에서는 소중한 1승이었다. 경기 후 강 대행도 "루친스키가 1선발다운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오랜만에 선발승을 따낸 루친스키는 "박민우의 선제 홈런과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아서 끝까지 좋은 투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루친스키는 최근 부진에 대해서는 "시즌 180이닝 정도 투구 했는데 후반기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상황에 대해서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포스트시즌을 얘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 팀원들 모두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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