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세 아들 잃은 아픔 "아내가 살해..지금도 이유 몰라" [특종세상] [★밤TV]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2.09.23 05:52 / 조회 : 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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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특종세상' 방송 화면
중견 배우 김태형이 10년 전 세 아들을 잃은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근황을 전했다.

김태형은 지난 2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했다. 1993년 KBS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김태형은 2012년 세 아들을 동시에 잃어 큰 슬픔에 빠졌다. 당시 그의 아내가 세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이후 김태형은 연기 활동을 접고 두문불출하며 지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인의 권유를 받고 6개월 전부터 분양사무소에서 막내로 일하는 김태형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에 김태형은 "자의적으로 연기 활동을 그만둔 건 아니다"며 "개인 가족사가 있어서 사람도 기피하게 되고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생활 자체가 영위가 잘 안되더라. 그때는 공황장애도 왔다. 운전도 못할 정도로 상당한 공황 상태에 있었다"고 고백했다.

세 아들을 떠나 보낸지도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태형은 "10년 전 8월에 아이들을 잃어버리고 한 3년 정도는 정말 크게 방황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아내에 대해 "좋은 엄마였다. 내 기억으로는 사치를 한다든가 그런 것 없이 아이들한테 정말 잘 해줬다"고 떠올렸다. 이어 "아이들이 막 클 때 즈음이 내가 제일 바빴던 시기"라며 "주중에 출근할 때 아이들은 자고 있었고, 늦게 퇴근하면 또 아이들은 자고 있고 그랬다. 그땐 진짜 생활이 바빴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참 아이들이 성장할 시기에 어느 날, 문득 아내의 변화를 감지했다고. 김태형은 "아이들을 대하는 게 좀 거칠어지고 짜증도 많이 내는 걸 느꼈다. '상당히 변했다', '왜 이렇게 저렇게 짜증을 부리지'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다 아내는 말도 없이 아이들과 집을 나갔고, 김태형에게 문자 메시지 한통만 남긴 채 연락을 끊었다. 김태형은 "나한테는 '아이들하고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했다"며 "그렇게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김태형은 가출 신고를 했고, 하염없이 소식을 기다렸다. 그리고 일주일째 되던 날 경기도 한 모텔에서 아내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김태형은 "아내분을 찾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애들은요?'라고 물으니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잘못됐습니다'라고 하더라. 안 당해 본 사람은 말로 표현 못 한다. 그냥 패닉이었다. 혼이 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형은 이어 "그때 아이들이 엄마하고 같이 나간 날부터 아이들을 찾아서 장례를 치른 날까지 정확히 10일 정도 걸렸다"며 "열흘을 아무것도 안 먹고 진짜 술만 먹었다. 근데 그 정도 되니까 내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안 하더라도 한 이틀만 더 먹으면 그냥 가겠더라. 그 정도 상태였다. 그냥 끝내는 생각만 들었다"고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김태형은 세 아들과 작별을 고한 뒤 쓴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태형은 "아이들과 헤어진 다음부터 그리울 때면 써내려 가다가 한동안 못 썼다. 딱 10년이 됐으니까 그래도 뭐라도 글로 남겨 놓고 싶어서 끄적거려 본다"고 전했다. 그는 "뭐라고 쓴 거냐"는 제작진의 물음에 "천국에서 만나자고, 그러니까 난 열심히 살아야 한다. 지옥 가면 못 만나지 않나. 매일 새롭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회개하고 또 회개하고 꼭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다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태형은 이제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내가 세 아들을 살해한 이유를 모른다며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김태형은 "(살해의 이유를) 지금도 모른다"며 "수사기관에서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유를 듣고 싶어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아내에게 면회를 신청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는 "(아내가) 면회를 거절하더라. 면회를 거절하면 만날 길이 없다. 그래서 편지를 썼다. '너는 지금 창살 안에 갇혀 있지만, 나는 지금 창살 없는 감옥에서 너와 똑같은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절박한 마음을 고백했다.

김태형은 사건 이후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서 힘든 시기를 견뎠다. 김태형은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 사람(아내)한테도 인생의 날벼락 아닌가. 물론 본인이 직접적인 죄를 지었지만 용서하고 말고 그런 건 내 마음에서 떠난 지 오래다. 증오나 응어리, 분노가 다 떠났다. 내가 (아내를) 용서한다는 건 언어유희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용서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거더라"고 말했다.

또한 김태형은 "10년 전 당시에는 나도 아주 안 좋은 생각, 극단적인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며 "그걸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때문이다. 내가 잘못되면 우리 부모님은 어쩌나. 아이들 셋을 지켜주지 못한 아빠로서 죄책감도 견디기가 힘든데 그걸 다 감당할 수 없겠더라.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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