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의 모교 우승 이끈 하석주 감독 "태백산 19번 올랐다" [★인터뷰]

수원=이원희 기자 / 입력 : 2022.09.25 15:08 / 조회 :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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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아주대 축구부 숙소에서 만난 하석주 감독. /사진=이원희 기자
'왼발의 달인' 하석주(54) 아주대 감독. 지난 달 그가 이끄는 아주대는 태백산기 제5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선문대를 1-0으로 이겼다. 아주대가 추계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1997년 이후 25년만이다.

지난 주 수원 아주대 축구부 숙소에서 하 감독을 만났다. 그는 우승의 기운을 받기 위해 대회가 열린 태백산(높이 1567m)을 19번이나 올랐다고 한다. 그는 "7월에 8번, 8월에만 11번 태백산을 올랐다. 태백산 기가 가장 세다고 하더라. 그동안 승부차기에 약했는데, 이번에 승부차기 없이 우승했다. 저는 교회를 다니지만 우승이 절박하다보니 태백산에 올랐다"며 허허 웃었다.

하 감독은 "오랜만에 우승을 했다. 홍명보(53·울산현대 감독), 최용수(49·강원FC 감독), 황선홍(54·한국 U-23 대표팀 감독) 등 많은 축구관계자, 학교 관계자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 저는 문자를 잘 안 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일이 '고맙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1996 애틀랜타 올림픽, 1998 프랑스 월드컵 등을 누빈 한국축구 레전드다. 은퇴 후 2010년에는 아주대 사령탑을 맡았다. 이듬해 전국대학축구대회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맡았고 2014년 아주대 감독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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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기 제5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을 차지한 아주대. /사진=한국대학축구연맹
하 감독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또 유쾌했다. 대학 선수들과도 자주 소통한다. 축구부 감독이면서 어린 선수들의 길잡이가 돼주는 스승이기도 하다. 특히 하 감독은 선수들에게 '겸손'을 강조한다. 선수들이 더욱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 감독은 "'축구를 잘한다고 해서 절대 자만하지 마라', '항상 겸손해라. 겸손이 최고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어느 팀에 가더라도 겸손하고 희생한다면, 어느 지도자한테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성실한 선수를 싫어하는 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하 감독이 선수 시절부터 지켜온 철학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에도 축구선수로 성공하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하 감독은 "집안을 살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성공하고 싶었다. 초등학생 어린 나이에도 새벽훈련, 저녁훈련을 했다. 항상 성공하고 놀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성숙해졌다. 아픈 이들의 마음을 더 잘 알게 됐고, 겸손과 관련해서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아주대는 하 감독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한 곳이다. 그 역시 아주대 축구선수로 특급 활약을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재학시절 춘계대학축구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오랜 아주대 지도자 생활까지 더해졌다. 하 감독은 "1986년 아주대 축구부 숙소가 처음 지어졌을 떄 제가 입학했다"고 떠올리며 "저를 성장시켜주고 나를 만들어준 학교이다. 이곳에 있으면서 우승도 하고 프로에도 진출했다. 또 프로에 가서 우승하고 대표팀에도 올랐다. 아주대는 저를 승승장구할 수 있게 해준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 감독은 TV 예능 프로그램 '골때리는그녀들(골때녀)' 사령탑을 맡으며 방송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여자선수들을 지도하는 일이 쉽지 않으면서도 그의 또다른 활력소이기도 하다. 하 감독은 "처음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TV로 보는 것과 (여자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것은 다르더라. 재미있으면서도 스트레스도 받았다"면서 "제가 아들만 셋 있다. 그래도 '요런 게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허허 웃었다. 그러면서 "골때녀가 축구 인기에 많이 일조하는 것 같다. 축구를 즐기는 동아리, 여성분들이 많이 생겼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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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 아주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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