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대 최초' 롤모델 정우람도 못한 기록... 작은 거인이 해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9.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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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웅이 14일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사진=키움 히어로즈
올 시즌 영웅 군단의 뒷문을 단단히 틀어막고 있는 '작은 거인' 김재웅(23·키움 히어로즈)이 KBO리그에 소중한 발자취를 남겼다. 목표로 했던 홀드왕은 아니지만, 본인이 롤모델로 삼았던 정우람(37·한화 이글스)도 하지 못했던 기록이라 의미가 있다.

김재웅은 14일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키움이 2-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세이브째를 달성했다.


이로써 김재웅은 58경기 3승 1패 27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으로 KBO리그 '한 시즌 20홀드-10세이브'를 달성한 최초의 투수가 됐다. KBO에 따르면 27홀드 7세이브의 2019년 김태훈, 25홀드 7세이브의 2011년 정우람, 17홀드 13세이브의 2015년 윤길현(이상 SK)이 해당 기록에 가장한 근접한 투수들이었다.

시즌 중 중간 계투에서 마무리로 승격하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이미 25홀드 이상을 챙기며 승리 루틴이 돼버린 핵심 셋업맨의 보직 이동은 조심스럽다. 그렇기에 있을 법한 '20홀드-10세이브' 기록도 KBO에서 2000년 홀드 기록을 공식 집계한 이후 여태껏 나오지 못했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 역시 한동안 마무리 보직에 이승호, 문성현, 김태훈 등을 기용하면서도 "8회는 많은 일이 일어나는 이닝"이라며 김재웅의 마무리 기용을 주저했었다.

그러나 키움은 마무리 자원들의 계속된 부진에 결국 8월 3일 '마무리 김재웅'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김재웅은 실점을 할지언정 팀의 승리를 내어주지 않았고 이달 9일 고척 LG전에서 시즌 첫 패를 할 때까지 11경기 1승 10세이브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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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웅./사진=키움 히어로즈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빛고을 광주에서는 동갑내기 두 외국인 투수의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에릭 요키시(33·키움)가 7⅔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션 놀린(33·KIA)이 8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각각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KIA 입장에선 8회 나온 놀린의 실책이 아쉬웠고, 그보다 속 시원히 에이스를 지원해주지 못한 타선이 야속했다. 키움은 6안타를 친 KIA에 비해 안타 수는 3개 모자랐으나, 타선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송성문은 김태진의 안타, 놀린의 실책으로 만들어진 무사 2, 3루에서 놀린의 초구 슬라이더(시속 126㎞)를 받아 쳐 우전 2타점 적시타를 쳤다.

9회말 점수는 2점 차, 김재웅이 마주한 타자는 나성범-소크라테스 브리토-박동원으로 이어지는 KIA의 클린업 트리오였다. 그러나 최고 시속 143㎞밖에 안되는 느린 공으로도 거침없이 강타자들을 잡아나갔다. 나성범을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향하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소크라테스와 박동원의 타구는 담장 밖을 넘어가지 못했다. 3연승과 동시에 3위 키움이 같은 날 한화에 패한 4위 KT 위즈와 격차를 1.5경기 차로 벌리는 순간이었다.

김재웅은 지난달 3일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뒤 "홀드왕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팀을 위한 일이고 팀이 많이 이기면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면서 "중간 투수로서 정우람 선배님이 롤모델인데 선배님처럼 롱런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공교롭게 정우람이 '한 시즌 20홀드-10세이브' 기록에 가장 근접했던 2011년은 투수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팀을 지탱한 불펜 에이스로 확실히 각인된 해였다. 정우람은 그해 SK(현 SSG)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고 2012시즌부터는 마무리로 전환해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에이스가 된 김재웅은 이제 롤모델이 갔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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