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빅4에 역바이럴은 존재했나..CGV에그지수 조작 가능성은?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8.24 09:09 / 조회 : 1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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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국영화계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역바이럴 이슈였다. 바이럴이 제품에 대한 좋은 평을 남겨서 소비자가 구매 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라면, 역바이럴은 제품에 대한 안좋은 평을 남겨서 구매 의욕을 떨어뜨리게 하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올여름 한국영화 빅4 중 하나인 '비상선언'이 역바이럴 이슈에 휘말리면서 큰 진통을 겪었다. 역바이럴의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역바이럴 또는 바이럴이 의심되는 정황은 일부 발견됐다. 특히 CGV의 개봉 초반 에그지수가 관객의 영화 선택에 보다 중요해지고 바이럴 또는 역바이럴 표적이 된다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에그지수가 바이럴 또는 역바이럴에 영향을 받는지와 에그지수에 대한 신뢰 여부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분명해졌다.

CGV 에그지수는 영화 실관람객이 남기는 평이기에 그간 예비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쳐왔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영화평점이 정치성향, 젠더 이슈 등으로 평점 테러 이슈가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CGV 에그지수에 대한 신뢰가 더욱 커졌다. 올여름 3년 연속 극장요금이 인상하면서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한층 신중해지자 CGV 에그지수, 그중에서도 개봉 첫날 에그지수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CGV 에그지수는 영화 예매 관객이 영화를 관람한 뒤, 즉 구매한 영화의 상영시간 이후 영화평을 남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영화를 실제로 관람한 이후부터 7일 이내에 작성할 수 있다. 영화 관람시간이 끝나고 10분 뒤에 관람자의 CGV 어플리케이션 알림을 통해서 에그평을 입력하라고 나오며, 어플리케이션이나 CGV 홈페이지를 통해 입력할 수 있다. 영화가 좋았으면 골든에그를, 좋지 않았으면 깨진 에그를 선택한 뒤 내용을 10자 이상 입력해야 등록된다. 입력하면 CJ ONE 포인트 20점이 부여되고, 그 뒤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연기 등 추가 요소에 대한 질문을 답하면 포인트 30점이 추가된다. 그렇기에 관객의 응답률이 높고, 실관람평이기에 예비 관객의 신뢰도가 높다.

CGV는 그간 에그지수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로직을 공개한 적은 없다. 좋아요, 나빠요 응답률에 더해 추가 만족 요소 등에 대한 배점, VIP 회원 배점 등을 골고루 적용한다고 설명해왔다. 총에그평에 몇 명이 참여했는지 대략적인 수치는 공개하지만 좋아요와 나빠요가 몇개인지, 어떻게 에그지수가 만들어지는 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은 없다.

그리하여 기자는 올여름 한국영화 빅4인 '외계+인' 1부와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의 개봉 첫날 에그지수를 전수조사했다. 개봉 첫날 에그지수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클 뿐더러 에그지수 산출 방법을 계산하기에 모집단이 가장 적은 날이기 때문이다.

'외계+인'은 개봉 첫날 남겨진 에그평이 대략 4400여개(정확히는 4407)며, 그 중 골든에그는 3900여개, 깨진 에그는 500여개였다. '한산'은 총 5400여개(정확히는 5423) 중 골든에그는 5100여개, 깨진 에그는 300여개였다. '비상선언'은 총 5300여개(정확히는 5298) 중 골든에그는 4300여개, 깨진 에그는 1000여개였다. '헌트'는 총 3600여개(정확히는 3576개) 중 골든에그는 3370여개고, 깨진 에그는 230여개였다. 각 에그평 숫자를 대략 집계한 건, 뒤의 수식 계산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서다.

첫날 각 영화들의 총에그평 숫자와 골든에그, 깨진 에그, 그리고 에그지수를 바탕으로 도움을 받아 수식을 세웠다. X=골든에그, Y=깨진 에그, Z=에그지수로 놓으면 Z=(Xx100+Yx0)/(X+Y) 가 성립된다. 변수가 골든에그와 깨진 에그 밖에 없다고 가정하면 100 또는 0 이기에 이 같은 수식을 세우고 계산했다. 이럴 경우 개봉 첫날 '외계+인' 에그지수는 88.63으로, '한산'은 94.44로, '비상선언'은 81.13으로, '헌트'는 93.61이 나온다. 실제 '외계+인' 개봉 첫날 마지막 에그지수가 86, '한산'은 95, '비상선언'은 81, '헌트'는 94였던 점을 고려하면 오차 범위를 감안해도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이 수식이 맞다면 CGV 에그지수는 대체로 좋아요와 나빠요 응답률로 결정된다고 유추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수식 대로라면 에그지수를 높게 만들기는 어렵지만, 나쁘게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총 에그평이 1000개라고 놓고 보면 깨진 에그가 11개면 1점을 내릴 수 있는 반면 1점을 올리기 위해선 72개의 골든에그가 필요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개봉 첫날의 경우, 특히 에그평이 적은 개봉 첫날 조조의 경우 에그지수는 얼마든지 바이럴과 역바이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CGV에 따르면 에그지수는 영화 규모에 따라 총 에그평이 200~500개 가량이 되면 개봉 당일 낮12시부터 3시간 간격으로 업그레이드된다. 개봉 당일 조조에 나쁜 에그평이 많으면 첫 에그지수 노출부터 낮은 점수로 출발하게 된다. 반대로 개봉 당일 조조에 좋은 에그평이 많으면 많을수록 에그지수는 첫 노출부터 높게 출발하게 된다.

CGV에그평은 하나의 아이디로 하나의 영화에 하나의 에그평만 남길 수 있다. 한 아이디로 동시에 한 영화의 표를 10장 구매했든, N차 관람을 위해 다른 시간대로 여러 번 같은 영화표를 구매했든, 하나의 평만 남길 수 있다.

하지만 만일 개인정보를 다수 갖고 있는 사람 또는 세력이 한 영화를 개인정보를 도용해 여러 개의 아이디로 개별 구매할 경우 여러 개의 에그평을 남길 수 있다. 개인 정보를 100명, 200명 갖고 있는 사람 또는 세력이 있고 그 세력이 특정 영화를 100개, 200개 아이디로 개별 구매할 경우에는 100개, 200개의 에그평을 남길 수 있다. CGV 관계자는 "이론상으로는 그럴 수 있다. 실제 구매 기록으로 관람평을 남기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현재 시스템으로 아이디의 도용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즉 만일 바이럴 세력이든 역바이럴 세력이든, 개인 정보를 확보한 특정 세력이 개봉 당일 CGV 첫 에그지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역바이럴 세력이 있다면 개봉 당일 조조에 표를 200~300장 가량 각각의 아이디로 개별 구매하면 얼마든지 CGV 첫에그지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개봉 이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총에그평이 훌쩍 늘어나기에 그 이후에는 바이럴이든, 역바이럴이든 에그지수에 큰 영향력을 주기는 어렵다. 수식이 맞다면 모집단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여론의 추세라는 게 있기에 초반 에그지수가 이후의 에그지수에 영향를 줄 수는 있다. 다른 사람이 좋게 봤다면 좋게 평을 남기기 쉽고, 다른 사람이 나쁘게 봤다면 나쁜 평을 남기기 쉬운 탓이다.

각 영화들의 에그평, 특히 초반 에그평에는 좋은 평이든 나쁜 평이든 비슷한 숫자가 나열된 아이디와 비슷한 내용의 관람평이 더러 발견된다. 물론 관람평을 정성들여 쓰기 귀찮을 경우 다른 에그평과 비슷한 관람평을 남길 수 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아이디에 비슷한 관람평이 이어지면 의심의 여지가 있는 건 사실이다.

특정 영화에 대한 바이럴이든, 역바이럴이든 실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CGV에그지수가 구조상 개봉 첫날 바이럴이든 역바이럴이든 영향을 받기 쉽다면 신뢰하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각 영화들의 에그지수 모집단 차이가 큰 것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올여름 빅4 중 첫날 에그평이 가장 많았던 '한산'은 총 5400여개였던 반면 가장 적었던 '헌트'는 총 3600여개였다. 차이가 크다.

CGV에그지수는 실관람평인 만큼 개봉 이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 극장요금이 인상되면서 CGV에그지수에 대한 예비관객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렇지만 구조상 개봉 첫날 첫 에그지수는 바이럴이든 역바이럴이든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그런 징후가 보이는 에그평들이 있는 게 사실인 이상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구조상 빈 틈을 해결할 수 없는 이상 차제에 CGV에그지수를 비롯한 다른 멀티플렉스 관람평들과 포털사이트 관람평들도 개봉 이튿날부터 공개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실시간으로 관객수를 공개하지 않고 다음날 공개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특정 영화에 관객이 많이 찾고 있다는 걸 실시간으로 중계할 경우 밴드왜건 효과로 그 영화에 더 많은 관객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출구조사를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어제를 거울로 삼아야 내일이 달라지는 법이다. 올여름 극장가가 남긴 숙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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