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사퇴 충격도 무의미... '극장골 악몽'에 또 절망한 대구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8.19 05:45 / 조회 : 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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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수비수 김우석이 18일 전북현대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2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기적은 없었다. 추락을 거듭하던 대구FC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서 탈락했다. 전북현대를 상대로 나름 잘 싸우고도 이른바 '극장골' 실점에 또다시 무너졌다. 경기 나흘 앞두고 알렉산드르 가마(54·브라질) 감독이 돌연 사퇴한 충격도 대구의 극장골 악몽을 떨쳐내진 못했다.

최원권(41)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 역할을 맡은 대구는 18일 일본 사이타마 우라와 고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북과의 ACL 16강전(단판)에서 정규시간을 1-1로 비긴 뒤, 연장 후반 추가시간 김진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1-2로 졌다. ACL 여정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6강에서 멈췄다.

나흘 전 가마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돌연 사퇴하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치른 경기였다. 감독 사퇴에 따른 영향이 과연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이날 경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른바 감독 교체 효과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경우도 있는 반면, 기존과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적장 김상식 감독도 "선수들이 심기일전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장이 없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동전의 양면성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최원권 대행은 김진혁 이진용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황재원을 중원에 배치하는 등 나름의 변화도 줬다. 전반부터 20%대 점유율에 그치면서 볼 소유권을 상대에 대부분 내줬지만 대신 단단한 수비와 역습으로 전북의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꺼냈다. 후반 1분 일격을 맞은 뒤 10분 만에 동점골도 넣었다. 볼 점유율과 별개로 수차례 전북 골문을 위협하며 곧잘 기회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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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치열한 자리 다툼을 벌이고 있는 대구FC-전북현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규시간에 이어 연장전이 모두 흐른 시점까지도 팽팽한 1-1 균형이 이어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그리고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였던 대구 입장에선 승부차기를 통해 '대반전'을 노려볼 기회이기도 했다. 만약 승부차기에서 전북을 꺾고 8강에 오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대구도, 팬들도 그런 기대감이 한껏 부풀 시점이었다.

그러나 감독 사퇴의 충격도 바꾸지 못한 게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 급격하게 떨어지는 대구 선수들의 집중력이었다. 이날 역시 대구는 연장전 후반 추가시간 그야말로 통한의 결승골을 실점했다. 문전에서 공을 걷어내려다 오히려 같은 편 몸에 맞고 문전으로 흘렀다. 그야말로 천금 같은 기회를 대구 스스로 헌납했고, 결국 김진규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악몽의 재현이었다. 이번 시즌 유독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해 실점하면서 승리를 놓치는 경기가 많았는데, 이 경기마저도 그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실제 대구가 이번 시즌 추가시간 실점을 통해 무승부(승부차기 포함)나 패배한 경기는 이번이 7번째였다. 특히 최근 7경기 가운데 무려 4경기, FC서울전(1-2패)과 수원FC전(2-2무), 인천유나이티드전(2-3패), 그리고 이번 경기까지 대구는 잇따라 '극장골 실점' 탓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결국 가마 감독의 사퇴로 뒤숭숭했던 분위기는 반전이 아니라 공식전 5연패, 그리고 ACL 16강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로만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대구는 다른 팀들보다 1경기 더 치르고도 강등권 11위 김천상무와 격차가 단 1점 차다.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는 극장골 실점 악몽, 특히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이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면 강등권 추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반등을 위해선 대구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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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권 대구FC 감독 대행.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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