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형평성?..BTS 만큼 충분한 자격 있을까요 [윤성열의 참각막]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2.08.18 15:20 / 조회 : 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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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빅히트뮤직
세계적인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의 병역 문제는 이미 가요계를 넘어 사회적 관심사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8일 방탄소년단의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 적용을 대통령실에 건의했다. 방탄소년단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K팝의 선봉장인 방탄소년단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대규모 국제행사로 꼽힌다. 산업연구원은 부산에서 엑스포가 개최될 경우 61조원의 경제 효과와 50만 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가 박람회 개최를 국정과제로 재택하고,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계에서도 발 벗고 나서는 이유다. 하지만 경쟁국인 사우디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사우디 빈살만 왕세자가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공격적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방탄소년단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엑스포 유치에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박 시장은 "방탄소년단의 브랜드 가치는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며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특히 엑스포 유치에 영향력과 결정권을 가진 분들과 그 가족들이 BTS의 팬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병역법상 국위를 선양한 예술·체육 특기자들 가운데 문화체육부 장관이 추천한 특기자들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대통령 시행령에는 국제 국내 콩쿠르 입상자, 올림픽 3위 아시안 게임 1위 성적을 올린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마땅한 기준이 없어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활약을 계기로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4년 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쓰기 시작하면서 병역특례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고,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회에는 현재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요원 편입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국위 선양 측면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여부를 논한다면, 오히려 자격이 차고 넘친다. 방탄소년단은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방탄소년단을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에 대한 질문에 "국익 차원에서 공연을 계속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군에 오되 연습 기회를 주고, 해외 공연이 있으면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 줄 방법이 있을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식 병무청장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일단은 대체복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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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조금씩 변화의 조짐은 일고 있지만, 방탄소년단에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올해 만 30세다. 지난 2020년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선정된 진은 병역법 일부 개정으로 인해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병역특례 혜택까지는 받지 못해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한다. 이어 1993년생 슈가, 1994년 RM과 제이홉이 차례로 입대하게 된다. 당분간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병역특례 제도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일부 선수가 의도적으로 병역을 미룬 끝에 대표팀에 선발돼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일기도 했다. 이에 비하면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며 한류의 중심에 선 방탄소년단이 병역특례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는 법리적 근거는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 박 시장은 "예술이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넘어 융합의 시대로 가고 있고, 대중예술도 아티스트로서 당당히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며 "프로체육인은 되고 프로대중예술인은 안 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군 문제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좀처럼 풀기 어려운 숙제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의 군 복무 문제가 꾸준히 화두가 되는 것은 많은 사람이 형평성이 떨어지는 병역특례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다. 하루빨리 병역특례 기준을 재검토하고, 대체 복무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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