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타이틀 없는 이정후, '첫 MVP' 실마리는 장타에 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16 03:32 / 조회 :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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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사진=키움 히어로즈
두루두루 잘하는 것이 이럴 땐 아쉽다. 주요 타격 지표에서 뭐 하나 확실하게 내세울 것이 없다. 첫 KBO리그 MVP에 도전하는 이정후(24·키움)의 이야기다.

15일까지 이정후는 104경기 타율 0.338(399타수 135안타) 19홈런 82타점 57득점 2도루, 출루율 0.417 장타율 0.571 OPS 0.989, wRC+(조정득점생산력) 181.2를 기록 중이다. 안타, 출루율, OPS에서 1위, 타율, 타점, 장타율에서 2위, 홈런에서 공동 3위에 머물러 있다.

MVP 2위에 올랐던 지난해와 다른 것은 눈에 띄게 달라진 홈런 생산력이다. 그동안 이정후는 뛰어난 타격을 보여줬음에도 매번 홈런이 부족해 MVP 수상에는 실패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104경기 만에 19홈런을 때려내며 26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종전 커리어하이는 2020년 140경기 15홈런이었다.

물론 홈런이 늘었다 해도 홈런왕을 노릴 수준은 아니다. 26홈런 정도로 MVP를 노리기에는 SSG 원투펀치 윌머 폰트, 김광현을 필두로 박병호(KT), 호세 피렐라(삼성), 나성범(KIA), 최정(SSG), 안우진(키움) 등 다른 후보들도 만만치 않다.

다른 후보보다 뭐 하나 압도적인 타이틀이 없는 것도 불리한 점이다. 강점인 타율은 피렐라뿐 아니라 곧 규정타석 진입을 앞둔 박건우(NC), 문성주(LG)와 경쟁해야 하며, 1위인 출루율 역시 문성주의 0.448에 크게 밀린다. 그동안 타율을 주무기로 MVP를 가져간 선수 대부분이 2위와 압도적인 차이를 어필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남은 40경기에서 임팩트를 주긴 어렵다.

이렇듯 기존의 강점인 타율과 출루율로 반전을 주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홈런을 비롯한 장타는 의외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올해 이정후는 32홈런의 박병호, 22홈런의 김현수 다음으로 많은 홈런을 치고 있고, 장타율은 0.573으로 1위인 박병호와 2리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실마리는 장타에 있지만, 꼭 홈런 1위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정후가 많은 홈런과 장타를 생산할수록 키움의 승리 및 선두권 도약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키움에는 이정후 외에 해결사가 없다. 매번 이정후가 어떻게든 출루한 타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만들어냈다. 그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난도만큼 이정후의 활약은 돋보였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6.66으로 리그 2위 나성범의 5.23, 팀 내 2위 안우진의 5.04에 비해 큰 차이로 높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아메리칸리그 MVP 레이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등 저지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MVP(Most Valuable Player)는 최고의 선수상이 아닌 가장 가치 있는 선수상"이라고 정의하면서 "팀 승리는 선수의 가치와 같다"고 말했다. 양키스를 아메리칸리그(AL) 2위로 이끄는 저지의 가치가 더 높다고 본 것이다.

반대로 폭스스포츠의 벤 벌렌더 등 오타니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야구 MVP 투표에서 팀의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처럼 한 선수가 팀을 더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또 가치는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최근 한 달 넘게 에인절스는 투수 오타니가 나왔을 때만 승리했다. 가치란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인절스가 아메리칸리그 12위에 머무는 것이 오타니만의 탓이 아니며,

두 의견이 양립하는 것은 아니다. 오타니처럼 팀 내 비중이 높은 선수가 더 많은 팀 승리를 이끈다면 MVP에 어울리는 자격을 갖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정후는 이미 키움을 전반기 2위에 올려놓으며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 키움이 후반기 주춤하면서 1위 SSG와 11경기 차로 벌어져 쉽진 않지만, 선두권에 가까워질수록 이정후의 가치는 더욱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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