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부터 11년째 백업 내야수, 줄부상 속 구세주가 됐다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8.13 00:06 / 조회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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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본기(왼쪽).
11년간 이어져 온 '백업 내야수'의 숙명인가. 매년 주전 경쟁을 펼치지만 아직도 그의 자리는 없다. 신본기(33·KT 위즈)가 후반기 활약을 발판삼아 도약할 수 있을까. 모처럼 팀의 구세주가 돼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서 9-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연패에서 탈출한 KT는 53승2무45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고영표가 5실점했지만 7이닝을 버텨 시즌 11승(5패)째를 거뒀다. 타선에서는 신본기가 맹활약했다. 8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신본기는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폭발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로 손맛을 본 신본기는 3-1로 리드한 4회초 무사 1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야수 선택으로 1루를 밟았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타점도 올렸다. 황재균의 2타점 3루타에 힘입어 6-2로 격차를 벌린 5회초 1사 3루에서 SSG 선발 폰트를 상대로 적시타를 뽑아냈다. 7회 2사 2루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나 타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장타까지 만들어내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9회초 2사 1루에서 최민준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올 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지난해 10월 5일 수원 NC전 이후 311일만의 홈런이었다.

이날 신본기는 안타, 타점, 홈런 그리고 4출루 경기까지 펼치며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신본기는 "팀이 3연패 중인데 연패를 끊게 되서 너무 좋다. 자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KT의 내야는 좋지 않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손가락과 손등 사이 힘줄을 잡아주는 왼쪽 신전건의 손상으로 인해 부상을 안고 출전 중이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주전 유격수를 맡겼던 장준원마저 첫 경기를 채 소화하기도 전에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이탈했다. 특히 장준원의 경우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하는 심우준의 대체자로 점찍었던 자원이었는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KT로서는 머리가 아프게 됐다. 또 한 명의 내야 자원인 오윤석마저 허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내야가 초토화되기 일보직전이다. 백업으로 권동진, 양승혁 등이 있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그런 상황에서 프로 11년차 신본기에게 다시금 기회가 왔다. 유격수는 물론 2루와 3루까지 소화가 가능한 자원이다. 작년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신본기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샀는데, 신본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 시즌은 입지가 더 좁아졌다. 공격력이 들쑥날쑥하고 있었는데 지난 5월말 트레이드로 장준원이 영입되면서 신본기가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내야수들의 줄부상이 나왔고, 신본기가 다시 기회를 받게 된 것이다.

신본기는 "2군에서 감독님과 타격 코치와 많은 대화를 했고, 도움을 얻었다. 문상철 등 동료들과도 이야기하며 타이밍에 대한 조정을 했다. 2군에 있는 동안 힘들고 어려웠지만 타이밍을 잘 맞추고자 노력했고, 오늘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짚었다.

여전히 주전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그는 "11년간 프로 생활을 하면서 주전 경쟁 스트레스는 많이 받는다. 해소 방법은 딱히 찾지 못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욕심을 가지면 안되더라.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롯데에서도 그랬고,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2루와 3루에서 출장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큰 부담 없이 하고 있다. 내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수비에 임하고 있다. 트레이드로 KT에 올 때 이런 역할을 기대했을 것이다. 내가 더 나아가 주전급 활약을 하면 팀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2연전이 시작된다. 신본기는 "체력적으로 세이브가 돼 있다(웃음). 앞으로 많이 경기에 나가도 된다. 팀이 위로 올라가는데 힘 보태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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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본기가 12일 인천 SSG전 9회 2사 1루서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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