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여성 감독→FIFA 대회 첫 승... 한국축구 새 역사 썼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8.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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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오른쪽)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황인선(46) 감독이 첫 경기부터 또 다른 한국 축구 새 역사를 썼다.

황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U-20) 여자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U-20 여자월드컵 C조 1차전에서 캐나다를 2-0으로 완파했다.


한국 대표팀 사상 첫 여성 감독 부임을 넘어 FIFA 주관 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첫 여성 감독으로 한국 축구 역사에 또 다른 이름을 새긴 것이다.

특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한 끝에 거둔 완벽한 승리라는 점에서 황 감독이 쓴 역사는 더욱 값졌다. 실제 여자축구 FIFA 랭킹에서 캐나다는 7위, 한국은 18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열세였고, 캐나다는 지난 북중미 여자 U-20 챔피언십에서도 미국과 멕시코에 이어 3위에 오른 팀이었다.

황인선 감독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팀과의 경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다른 팀에 비해 피지컬이 약하기 때문에 대신 우리가 가진 잠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강팀을 상대로 한국 여자축구가 어떤 팀인지 보여주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가 시작되자 한국은 캐나다를 압도했다. 천가람(울산과학대)이 측면에서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전유경(포항여전고)이나 고다영(대덕대) 등의 슈팅도 잇따라 캐나다 골문을 위협하는 등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수비에 전념하다 역습을 펼치는 게 아니라,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을 통해 상대의 빈틈을 찾아 나선 뒤 슈팅까지 이어가는 등 플레이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컸다.

세트피스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후반 8분엔 배예빈(포항여전고)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졌고, 후반 17분엔 반대편에서 올라온 배예빈의 코너킥을 문하연(강원도립대)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필드 플레이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했을 뿐만 아니라, 완성도 높은 세트피스로 잇따라 상대 골망을 흔든 것이다.

궁지에 몰린 캐나다가 뒤늦게 반격에 나섰지만, 한국은 강력한 압박과 몸을 사리지 않은 플레이로 상대의 추격 의지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한국은 시종일관 캐나다를 압도한 끝에 대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여자축구를 이끌 미래들, 그리고 첫 여성 감독 황 감독이 합작해낸 값진 결실이었다.

황 감독은 위례정보산업고와 울산과학대, 인천현대제철, 서울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에 참가하는 등 10년 간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바 있다. 한국이 U-20 여자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던 2010년 대회에선 코치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19년 콜린 벨 감독이 여자 A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뒤에도 대표팀 코치 역할을 맡다 지난해 11월 U-20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판곤 당시 협회 국가대표팀전력강화위원장은 "그동안 여자 연령별 대표팀 코치와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으면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고, 국제대회 경험은 물론 해당 연령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다"며 "강력한 전방 압박과 능동적인 축구로 경기를 지배하려는 스타일도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황 감독의 선임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캐나다를 2-0으로 꺾은 한국은 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오는 15일 오전 5시 나이지리아, 18일 오전 11시 프랑스와 차례로 격돌한다. 조별리그 2위 안에 들면 2014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8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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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FIFA U-20 여자월드컵 첫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는 여자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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