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율 좋은 '육사오', 웃음 소총부대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8.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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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오 / 사진=영화 스틸컷
큰 한 방은 없지만, 소소한 재미로 가득 채웠다. 신선한 스토리부터 시작해 타율 좋은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 '육사오'다.

'육사오'는 전역을 앞둔 천우(고경표 분)가 57억 1등 로또를 주우며 시작된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로또 종이는 순간의 실수로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용호(이이경 분)의 손에 들어간다. 천우는 반드시 로또를 찾아야만 하고, 용호는 대남 해킹 담당 철진(김민호 분)을 통해 로또 당첨금이 57억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다만, 북한에서는 57억이 아닌 한낱 종이일 뿐 당첨금을 찾기 위해 천우를 만나 협상을 시작한다. 그러나 용호는 천우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비율을 제시하고, 두 사람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린다. 이 과정에서 남과 북에서 예상치 못한 멤버들이 합류하고, 57억을 사수하기 위한 팀플레이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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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오 / 사진=영화 스틸컷
'육사오'는 시작부터 '이게 말이 돼?'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다소 황당한 전개가 이어지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매력이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지만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상상 자체로 흥미를 유발한다.

남과 북의 군인들이 등장하지만, 이념적인 문제로 갈등하지 않고,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지도 않는다. 설정이 설정인 만큼 다소 작위적인 전개도 있지만, 틀림이 아닌 다름을 강조하고, 오로지 '웃음'에만 초점을 맞춘 '육사오'는 그 목표를 향해 충실하게 달려간다. 각 캐릭터의 절박하면서도 2% 부족한 행동들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57억 1등 로또를 사수하기 위한 남북 군인들의 팀플레이는 물론 서로 대치하는 과정은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의외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극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여기에 갈등 속에 피어난 우정까지 그려내며 풍성함을 더했다. 다만, 간혹 세련되지 못한 유머가 튀어나오지만, 영화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특히 '육사오'는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이이경 등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력과 케미스트리로 비로소 완성됐다. 고경표와 이이경은 여러 작품을 통해 쌓은 코미디 내공을 십분 발휘하고, 음문석,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 등 배우들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맛깔나게 살려냈다. 특히 홍일점인 박세완은 기대 이상이다. 그는 군더더기 없는 북한말 연기는 물론 코믹하고도 강단 있는 연기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으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힌 듯 보인다.

이렇듯 '육사오'는 기발한 상상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찾던 관객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월 24일 개봉. 12세 관람가.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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