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김민재. /사진=나폴리 SNS 캡처 |
이른바 중국화 논란이 불거진 뒤 불과 3년 만에, 오롯이 실력만으로 내딛는 역사적인 첫걸음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사실 K리그 전북과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대형 수비수로 주목받던 그가 지난 2019년 1월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팬들에겐 큰 실망감을 안겼다. 중국에서 뛰면 실력이 떨어진다는 이른바 '중국화 논란'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다른 국가대표급 수비수들도 중국 이적 후 기량이 떨어져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시기. 유럽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했던 재능이 중국으로 향하자 아쉬움은 그 누구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김민재는 이같은 논란에 "내가 하기 나름이다. 못하면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못할 생각은 없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지 않게 꾸준히 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김민재는 중국과 대표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또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늘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중국화 논란에 대한 그의 답이었다.
덕분에 그는 중국에서 뛰면서도 포르투갈, 튀르키예(터키) 등 유럽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베이징 이적 2년 반 만인 지난해 8월, 페네르바체 SK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무대와 상관 없이 실력으로 인정받은 데다, 유럽 진출이 쉽지 수비수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결실이었다.
페네르바체 시절 김민재. /사진=페네르바체 SNS 캡처 |
중국에서 튀르키예,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불과 3년 만에 오롯이 실력으로 올라선 그의 역대급 행보에 기대감도 클 수밖에 없다. 빅리그도, 세리에A 무대도 처음이지만 새 시즌부터 김민재가 나폴리의 주전 수비수로 뛸 것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발롱도르 수상자이기도 한 이탈리아 축구 레전드 파비오 칸나바로(49)는 "빠르고, 신체적인 조건도 좋다. 어떤 면에선 나와 비슷한 면도 있다"고 김민재를 극찬했다. 그를 향한 현지 평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팬들의 기대도 크다. 이미 '괴물 수비수'로 불리는 그가 유럽 빅리그에서 뛰면서 얼마나 더 성장할지 벌써부터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다. 김민재 역시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세리에A에서 최고의 수비수가 되고 싶다". 그야말로 괴물다운 행보를 돌아보면, 결코 헛된 출사표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래픽=이원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