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팔꿈치 붙잡았던' 153㎞ 파이어볼러, 왜 변명하지 않았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11 14:11 / 조회 :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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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후반기 무서운 질주로 신인왕 레이스를 하던 특급 불펜은 온데간데없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파이어볼러 최준용(21)이 혹독한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준용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 시즌 원정 경기에서 롯데가 4-1로 앞선 9회말 등판, ⅓이닝 동안 삼진과 볼넷 없이 4개의 안타를 맞고 2실점 했다.

이용규를 우익수 뜬 공으로 잡은 후 김태진, 김준완, 김혜성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정후와 승부는 아쉬웠다. 빠른 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만든 최준용은 3구째 바깥쪽 코스에 시속 136㎞ 슬라이더(네이버 문자중계 기준)를 집어넣었다. 비록 볼 판정이 나긴 했지만,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절묘하게 걸린 공이었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투수가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졌다"라며 볼 판정에 상관없이 배짱 있는 투구를 칭찬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정후에게 기회는 주어졌고 결국 5구째에 2루수 옆을 스치는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당했다. 그를 대신한 김도규가 1사 1, 2루 위기를 2루수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운 덕분에 롯데는 4-3 진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최준용은 5월부터 끊임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8월 역시 4경기 평균자책점 16.20으로 시작이 좋지 않다. 그 때문에 4월 1.23으로 시작했던 평균자책점은 이제 4.65까지 치솟았다.


이의리(21·KIA 타이거즈)와 함께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하던 지난해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경기 전 만난 최준용은 "지난해 하반기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무언가 바뀌었다기보단 힘이 떨어진 것 같다. 겨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는데 풀타임은 처음이다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다. 처음부터 잘했다면 더 좋겠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지난해 최준용은 직구 비중이 72.9%에 달할 정도로 높은 회전수에 기반한 빠른 공이 매력적인 선수였다. 올해는 직구 67.7%, 슬라이더 17.9%, 체인지업 13.2%, 커브 1%로 비중이 다소 낮아졌으나, 여전히 직구를 많이 던진다.

하지만 구위가 지난해 같지 않다. 트랙맨 기준으로 올 시즌 최준용의 회전수(RPM)는 2600, 최고 구속 153㎞에 육박한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수치다. 그런데 직구 상대 피안타율은 0.235에서 0.281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지난 2일 사직 LG전에서는 8회 구원 등판, 한 타자만 상대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기도 했다.

그래도 최준용은 자신의 강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마무리의 진화, 이제는 그 끝이 어딜지 궁금할 뿐이다. 그는 시간을 필요로 했을 뿐, 최근 부진에 대해 변명하지도 않았다. 본인 스스로 이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여러 가지를 개선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었다.

최준용은 "팔이 아픈 것은 아니다. 저의 장점은 공 끝인데 그게 약간 무뎌진 것 같아서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그냥 제 공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이다. 제 공을 던지면 상대가 못 칠 것이란 확신은 있는데 아직 그런 공이 나오지 않았다. 그 공을 던지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 전처럼 다시 던질 수만 있다면 잘할 자신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 공은 정확히 무엇이었을까. 인터뷰 내내 의기소침해 있던 최준용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소와 함께 자신감을 내보인 순간이 있었다. 대화 말미에 나온 "제일 자신 있는 공이 직구일 텐데 그 직구가 살아나길 바란다"는 기자의 말을 들은 직후였다.

"제가 직구의 사나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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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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