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기다려" 사령탑의 명령, 결국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섰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1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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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10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3회 말 강습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후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령탑의 '기다리라'는 명령에 결국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경기 내용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도 빛났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0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을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 그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2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의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지난달 14일 휴스턴전 이후 승리가 없었던 오타니는 이날 오클랜드 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1회와 2회 선두타자를 안타로 내보내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어 3회에는 볼넷 2개로 2사 1, 2루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지만 라몬 로리아노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로리아노의 타구가 오타니의 왼쪽 정강이를 강타했지만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로도 큰 문제 없이 경기를 이어 나간 오타니는 6회까지 9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 투구 수(92.9개)에 육박했지만, 시즌 중 108구까지 던진 적이 있기에(6월 23일 캔자스시티전, 6월 3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7회에도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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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실제로 일본 매체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7회말 수비에서 마운드에 오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필 네빈 감독대행이 그를 저지했다. 매체는 "네빈 대행은 '잠깐 기다리라'는 몸짓을 펼치며 그의 등판을 막았다"며 "오타니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고 묘사했다. 결국 오타니는 어두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네빈 대행은 "3회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것 때문에 통증이 있었다"며 "검진 결과 문제는 없었지만 예방 차원에서 교체했디"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타니의 '팀 퍼스트' 정신을 칭찬했다. 그에 따르면 오타니는 자신의 다음으로 등판할 우완 지미 허겟을 걱정했다고 한다. 허겟은 지난 6월 22일 경기 이후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8월 초에야 빅리그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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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네빈 LA 에인절스 감독대행. /AFPBBNews=뉴스1
네빈 대행은 "오타니는 부상으로 고생했던 허겟을 급하게 준비시키고 싶지 않아 했다"며 "나가면서 "아직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를 언급하면서 네빈 대행은 "오타니는 참 좋은 팀메이트다. 항상 그가 하는 일에 놀란다"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10승과 함께 시즌 25호 홈런까지 터트리며 단일 시즌 10승-10홈런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1918년 베이브 루스(13승-11홈런) 이후 무려 10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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