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4삼진→이악문 폭풍질주 "머리 때리는데 갑자기 '핑' 하더라고요..."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8.0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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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은원이 7일 수원 KT전에서 연장 11회초 노시환의 적시 2루타 때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전체 타자들 중 두 번째로 많은 볼넷을 골라냈다. 그 정도로 선구안이 좋은 그에게 하루 4삼진 경기는 분명 흔치 않은 일이었다. 결국 그는 마지막 타석에서 이를 악물었고 출루 이후 한여름 밤의 폭풍 질주를 펼쳤다. 결과는 세이프. 그러나 엄청나게 더운 날씨 탓에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상황에서 자칫 쓰러질 뻔했다.

폭풍 질주의 주인공은 한화의 보물 정은원(22)이다.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한화-KT전. 양 팀이 5-5로 맞선 연장 11회초. 정은원이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날 앞서 4차례 삼진만 당해던 정은원이었다.


"어떻게든 출루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 하나만 갖고 들어갔던 것 같다. 방망이에 공도 잘 안 맞고 그래서 '오늘은 안 되는 날이구나' 생각하고, 공이나 잘 보자고 마음 먹었다. 이런 마음으로 집중해서 끝까지 보려고 했던 것 같다."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면서도 정은원은 침착하게 연속으로 볼 3개를 골라냈다. 볼넷 출루 성공. 결국 후속 노시환이 KT 불펜 이창재를 상대로 2구째를 공략,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경기 후 노시환은 "처음에는 (정)은원이가 못 들어올 줄 알았다. 외야 수비에서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제야 들어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정은원은 말 그대로 폭풍 질주를 펼쳤다. 2루를 밟은 뒤 3루를 돌아 지체없이 홈까지 쇄도해 서서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6-5. 한화의 결승 득점이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를 향해 동료들은 헬멧을 때리며 격한 축하를 보냈다. 무더운 날씨 속, 혼심의 힘을 다한 정은원은 인상을 완전히 찌푸린 채 벤치에 거의 드러누웠다.

"힘들었습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동료들이) 제 머리를 때리는데, 갑자기 머리가 순간적으로 핑 어지럽더라고요. 사실 홈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케네디 주루 코치님이 팔을 돌리는 게 보였습니다."

정은원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결승 타점의 주인공 노시환이 순간 옆을 지나갔다.

노시환 : "홈까지 잘 들어오더라."

정은원 : "(코치님께서 팔을) 돌리시던데."

노시환 : "그렇지. 좋았어."

노시환과 정은원의 합작 플레이로 2연승에서 탈출한 한화는 이제 대전에서 LG(3연전)-키움(2연전)으로 이어지는 홈 5연전에 돌입한다. 최근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 라미레즈와 페냐가 합류하고 타선도 살아나면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와 키움 두 팀 중 어느 팀에게 고춧가루를 뿌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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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이 7일 KT전에서 결승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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