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데뷔 10년? 외면하고파" 임시완은 달린다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8.14 13:00 / 조회 : 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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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배우 임사완이 8일 오전 진행된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 영화다. /사진제공=쇼박스 2022.08.08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연기 데뷔 10년,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지우고,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임시완은 자신이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그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여전히 달리고 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온 승객 '진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임시완은 "처음 '비상선언'을 제안받았을 때 많이 놀랐다. '이런 대작이 나한테 올 수 있는 그런 작품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시나리오도 지극히 개인적으로 읽었다. 저에게 '진석'이라는 캐릭터가 제안이 들어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영화 전체의 스토리보다는 '진석'이를 위주로 읽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제 캐릭터에만 갇혀있었고, 그걸 풀어내는 것만이 숙제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석'이라는 캐릭터에만 집중하고 바라봤던 것 같다"며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서 큰 부담감도 있었지만 동시에 기대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시완이 집중했던 점은 '진석'이라는 캐릭터가 '당위성'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는 "'진석'이라는 캐릭터는 서사가 없었다. 제가 작품을 결정하는 가장 큰 것이 당위성이다. 저는 늘 연기를 할 때때 당위성을 찾고, 당위성이 흐릿할수록 연기하기가 힘들게 느껴진다. 그런데 '진석'이라는 캐릭터는 흐릿한 게 아니라 아예 없었기 때문에 백지로 시작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백지를 마음대로 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이 생기더라"라며 "혼자 '이 인물은 이런 과거와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서사를 만들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자유로움을 느끼게 됐고, 촬영하는 과정에서도 (한재림) 감독님이 많이 열어주셔서 즐겁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표정 연기에 대해서는 "따로 준비한 건 아니고, 가정을 잘 찾으려고 노력했다. 감정이 표출될 때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라며 "'진석'은 정상은 아닌 사람인데 제가 생각하기에 정상이 아닌 범주의 사람을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순간 모순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에게도 어떤 숭고한 실험 정신이 있었을 것이고, 그 실험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때의 쾌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모습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비정상적이고, 서늘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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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배우 임사완이 8일 오전 진행된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 영화다. /사진제공=쇼박스 2022.08.08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렇듯 치열한 고민을 통해 송강호, 이병헌 등 '비상선언'의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임시완이다. 이에 선배 배우들은 임시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송강호는 앞선 인터뷰에서 "'범죄도시2'에 손석구가 있다면 '비상선언'에는 임시완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임시완은 "제가 '범죄도시2'의 손석구 선배님 연기를 봤는데 저와 비교 선상에 놓일 수가 없다. 송강호 선배님께서 칭찬의 의도로 말씀해 주신 것 같다"고 웃으며 "제가 감사하다고 문자도 드렸는데, (선배님들께서) 무대 인사에서도 제 칭찬을 그렇게 많이 해주신다.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임시완은 "저는 칭찬에 목말라 있는 사람이다. 칭찬을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제가 생각하기에 세계에서도 손 꼽히게 잘하시는 분께서 연기 칭찬을 해준다는 것은 저한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뿌듯함도 느껴지고 그 원동력으로 촬영장도 나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임시완은 '비상선언'이라는 작품을 통해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연기한 것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경험이고 영광이었던 것 같다"며 "배우로서 상상만 하던 엄청난 기회를 갖게 돼서 현실과 동떨어진 꿈같은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했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선언'에서 모든 선배님들과 연기합을 맞춰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병헌 선배님과 호흡을 처음 맞춰봤을 때는 '내가 어떻게 이런 대단한 분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을까?'하는 생경함이 있어서 그날이 명확하게 기억이 난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송강호 선배님과는 마주치는 장면이 없었는데 제가 연기할 때 응원차 현장에 와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그게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전개상 송강호와는 호흡을 맞추지 못했지만, 이병헌과 연기 호흡을 맞춘 임시완은 그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고. 임시완은 "선배님과 대화를 나누고 대사를 맞추는데 이게 꿈인지 실화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며 "또 선배님께서는 직업적으로, 또 삶에 있어서 어떠한 답을 갖고 계실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많은 게 궁금했던 것 같다. 뭘 좋아하시고, 평상시에 취미는 어떤 걸 가지고 계시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런 게 모여서 선배님의 훌륭한 연기로 표출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도 "제가 너무 많은 질문으로 불편을 드렸다면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웃었다.

그는 "제가 생각하기에 연기 정점에 있는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하면서 개봉 전까지 노심초사했다.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는데 그 걱정에 비해 많은 분들께서 칭찬을 해주시고, 괜찮게 봐주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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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배우 임사완이 8일 오전 진행된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 영화다. /사진제공=쇼박스 2022.08.08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변호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영화 '비상선언'으로 다시금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임시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데뷔한 이후 어느덧 배우 10년 차를 맞이했다. 임시완은 "10년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큰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제가 한 거에 비해서 시간이 빠른 것 같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내가 10년 동안 연기를 했지만, 누군가에게 이것에 대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도 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니까 연차를 따지고 싶지는 않다"며 "오히려 제가 연기를 10년이나 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다. 제가 얻은 스킬에 비해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임시완은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와 달리 지금은 더 큰 꿈을 크게 됐다고 밝히기도. 그는 "'해를 품은 달' 때는 단순히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작품이 잘 돼서 다음 작품이 하나라도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를 계속했으면 좋겠지만, 단지 조금 더 큰 생각을 가지게 된 건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지 않나. 저도 한국뿐 아니라 그 어느 나라에서, 어느 누가 봐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욕심이 좀 커진 것 같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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