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배에서 누군가의 롤모델로... "항상 꿈꿔왔던 일, 정말 좋다" [★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8.07 21:56 / 조회 :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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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회말 1사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OSEN
LG 트윈스를 2위로 이끈 '캡틴' 오지환(32)이 유격수 후배 박성한(23·SSG 랜더스)의 말에 남다른 감정을 표현했다.

오지환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LG는 적시에 터진 오지환의 타점과 외국인 투수 애덤 플럿코의 6⅔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앞세워 LG는 키움에 5-0으로 승리했다. 위닝시리즈를 확정하면서 3위 키움과 1경기 차로 간극을 벌렸다.

오지환은 이틀 연속 홈런을 때려낸 것을 포함해 수 차례 상대 더그아웃에 찬물을 끼얹는 명품 수비를 보여준 팀 승리의 선봉장이었다. 올 시즌 19홈런째를 기록한 그는 27홈런 페이스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가고 있다. 2위와 12개 차(NC 김주원의 6개)의 압도적인 홈런 수와 물오른 수비로 LG를 2위로 이끌면서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바라보고 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오지환에게 유격수 골든글러브 경쟁자 박성한은 최근 고척 키움전에서 "오지환 선배와 비교가 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수비 부분에서는 아직 오지환 선배가 나보다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갖지 못한 기술도 많고 뛰어나시다. 그래서 본받을 것이 많다"고 존경심을 나타냈었다.

14년 전을 떠올린다면 감회가 남다를 말이다. 오지환은 14년 전 200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고졸 신인임에도 입단 2년 차 만에 주전 유격수로 발탁되는 등 많은 기대를 받은 대형 유망주였다.

하지만 프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펀치력을 보였으나, 그의 포지션이 수비가 가장 중요한 유격수라는 점이 문제였다. 많은 실책으로 하이라이트를 찍으며 경기를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지배한다는 뜻에서 오지배(오지환+지배)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박성한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오지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표정을 지으며 "모르겠다. 그냥 고맙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후배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한번 듣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 이번에 (박)성한이를 통해 제대로 처음 듣는 듯한 느낌이다. 다른 팀 선수들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내가 이제는 못하는 선수에서 벗어났구나, 잘 훈련해왔구나'하는 만족감이 조금은 든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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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이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회초 1사 1,2루에서 키움 이지영을 병살 처리하기 위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OSEN


경험을 쌓아가면서 리그 정상급 수비를 갖춘 유격수로 성장했지만, 어린 시절 부정적인 이미지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오지환은 "사실 누군가의 롤모델이 꿈꿔왔다. 사실 너무 많은 실책과 좋지 않은 이미지 탓에 굉장히 힘들었었다. 포커스가 매년 수비에 맞춰져 있어 수비에 중점을 뒀었는데 조금씩 사람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하고 동료들도 알아주기 때문에 정말 좋다"고 웃었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갖췄다 평가받는 오지환의 움직임은 이날도 명불허전이었다.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3루에서 김태진의 총알 같은 타구를 곧바로 잡아 1루로 뿌렸다. 3루 주자는 홈에 들어오지 못했고 최종적으로 무실점으로 이닝이 마무리됐다. 이 상황에 대해 오지환은 "놓치면 오지배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농담을 건네면서 "김태진 선수가 원래 그쪽으로 타구를 많이 보내는 걸 알아서 의식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캡틴의 활약 덕분에 시리즈 전 2위 키움에 1.5경기 차로 뒤진 채 시작했던 3위 LG는 종료 후 1경기 차 앞선 2위로 올라섰다. 여기엔 김현수(33)의 선수들을 향한 독려도 있었다. 이기는 것이 더 절실했던 주장의 부탁에서 비롯된 독려였다.

오지환은 "개인적으로 스윕을 목표로 들어왔는데 첫 경기를 내줬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덜 느끼게 하고 싶었는데 경기 전 내 말이 아무래도 압박이 된 것 같다"면서 "무조건 이기는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 내가 말하면 질 것 같았고 (김)현수 형에게 부탁했다. 이틀 동안 현수 형이 얘기하니 우리가 이겼다"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김현수의 파이팅 넘치는 독려는 계속된다. 오지환은 "우리는 원래 이기면 그대로 간다. 다행히 한 주를 마무리하는 경기에서 이긴 입장으로 마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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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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