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윈나우' 단장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 WS를 정조준하다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2.08.05 14:21 / 조회 :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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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 /사진=이상희 통신원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후안 소토(24), 조쉬 벨(30), 브랜든 드루리(30), 그리고 조쉬 헤이더(28)까지....

샌디에이고가 지난 3일(한국시간) 끝난 올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트레이드로 기존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와 매니 마차도(31) 등을 포함해 올스타급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폭풍 같은 영입으로 '윈 나우(win now)' 전력을 갖춘 샌디에이고는 월드시리즈(WS)를 정조준하는 우승 후보로 부상했고, 그 중심에는 A. J. 프렐러(45) 단장이 있었다.

미국 뉴욕주 롱 아일랜드 지역 매체 '뉴스데이(Newsday)'는 과거 프렐러(45) 샌디에이고 단장과 인터뷰한 뒤 그를 가리켜 '단장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프렐러는 자신의 고향인 뉴욕 양키스의 팬으로 성장했으며 어렸을 때부터 양키스의 경기를 녹화해 돌려보며 스코어카드를 적고, 경기 내용을 꼼꼼히 분석해 기록하는 일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뉴스데이와 인터뷰에서 "이 일은 내가 그저 좋아서 했던 일이다"라며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스코어를 기록하고, 경기를 분석하는 일을 하면 내가 좀 더 경기에 개입하게 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프렐러 단장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코넬대학에 재학 중이던 1998년 필라델피아 구단의 티켓 판매부서 인턴으로 메이저리그와 첫 인연을 맺었다. 졸업 후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 무보수 직원으로도 근무했다. 인맥과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는 LA 다저스 구단 직원(2001~2004년)을 거쳐 2004년 텍사스 구단의 국제 및 프로스카우팅 부서의 디렉터로 자리를 옮긴다. 대학시절 룸메이트이자 절친이었던 존 대니얼스(45) 텍사스 단장과 인연 때문이었다. 이후 프렐러는 텍사스 단장보좌 자리까지 오른 뒤 2014년 8월 공석이 된 샌디에이고 구단의 단장이 됐다. 당시 그의 나이 37세로 대니얼스 단장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어렸다.

프렐러는 이번 트레이드 시장을 통해 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자 단숨에 월드시리즈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단장으로 통하게 됐다. 그러나 그에게도 초반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를 받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프렐러 단장은 2016년 선발투수 드류 포머란츠(34·샌디에이고)를 보스턴으로 트레이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포머란츠의 부상 정보를 메이저리그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에 제대로 등록하지 않은 것이 발각돼 사무국으로부터 30일간 무급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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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후안 소토.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선수들의 부상이 발생하면 그와 관련된 정보는 물론 치료 과정까지 메이저리그 데이터베이스에 모두 등록하게 돼 있다. 시즌 중 선수 영입은 물론 자유계약선수들과 계약할 때 어느 구단이든 선수의 부상 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당시 샌디에이고는 구단 선수들의 부상과 관련해 비밀리에 두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 걸로 드러났다. 하나는 메이저리그 데이터베이스 등록용,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구단 내 보관용이었다. 이 일로 샌디에이고 구단 또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벌금(금액 미상)을 부과받았다.

프렐러 단장은 과거 텍사스에서 국제 스카우팅 디렉터로 재직할 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를 받은 전력도 있다. 외국 아마추어 유망주의 에이전트가 선수의 나이를 속인 일로 징계를 받아 프로팀과의 접촉이 금지돼 있음에도 해당 에이전트와 접촉한 일이 발각됐다. 이 일은 프렐러가 샌디에이고 단장으로 취임한 후에 드러나 구단 또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당시 미국 폭스스포츠는 '프렐러 단장과 샌디에이고 구단은 선수의 부상을 숨기며 트레이드한 일로 인해 명예를 실추한 것은 물론 리그에서 신용을 잃었다.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프렐러를 신임했고, 그에게 2016년 9월 3년 연장계약을 안겨줬다.

프렐러 단장은 구단이 보여준 신뢰에 보답이라도 하듯 2018년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메이저리그 팜 시스템 1위에 샌디에이고를 올려 놓을 만큼 다수의 유망주를 보유하는 육성 투자에 성과를 냈다. 그 해 2월에는 자유계약선수 에릭 호스머(33·보스턴)를 8년 총액 1억 4400만 달러 계약을 통해 영입했다. 당시 구단 역사상 최다 금액이었다. 이듬해에는 매니 마차도와 10년 총액 3억 달러의 계약도 맺었다. 당시 이 금액은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이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샌디에이고는 투자에 응답하듯 단축시즌이던 2020년 37승 23패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가을야구는 2006년 이후 14년 만이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2월 초 프렐러 단장을 야구단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해줬다. 또 한 번 그에게 힘을 실어주며 재신임한 것이다. 같은 달 중순에는 타티스 주니어와 14년 총액 3억 4000만 달러의 계약까지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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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프렐러(왼쪽) 단장과 밥 멜빈 감독. /사진=이상희 통신원
프렐러 단장을 바라보는 미국 현지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스카우팅 디렉터 출신다운 예리한 관찰력으로 유망주 발굴에 일가견이 있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샌디에이고를 매년 컨텐더 팀으로 변모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반면 그동안 프렐러 단장 부임 후 투자한 금액과 선수들의 면모를 보면 투자 대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감독 교체였다. 2014년 프렐러 단장 부임 후 샌디에이고 지휘봉의 주인은 현재 밥 멜빈(61) 감독까지 총 7차례나 바뀌었다. 잠시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대행을 제외해도 5차례나 될 정도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늘 감독 몫이었다.

프렐러 단장의 공격적인 행보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담보하진 못한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61승 47패(승률 0.565)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선두 다저스에 12.5경기 차나 뒤진 2위를 기록 중이다. 리그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선 애틀랜타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그 과정만으로도 올 시즌 메이저리그 팬들은 볼거리가 충분한 시즌이 될 것 같다. 만약 실패한다면 더 이상 감독 교체 카드가 프렐러 단장의 자리를 보전하진 못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의 예상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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