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
가장 고민이 큰 포지션은 역시나 '윙백'이다. 현지에선 콘테 감독 전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왼쪽은 영입생 이반 페리시치(33)와 라이언 세세뇽(22) 체제로 굳어진 모양새다. 세르히오 레길론(26)은 프리시즌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돼 방출이 기정사실이 됐다.
문제는 오른쪽 윙백이다. 영국 풋볼런던이 31일(한국시간) '딜레마'라는 표현까지 썼을 정도다. 한 자리에 무려 4명의 후보군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뛰었던 맷 도허티(30)와 에메르송 로얄(23)뿐만 아니라 새로 영입된 제드 스펜스(22), 그리고 공격수에서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루카스 모우라(30)가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모우라는 프리시즌에서도 수비 집중 훈련을 받을 만큼 포지션 변경에 진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지난 시즌 부진했던 에메르송의 이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왼쪽의 페리시치-세세뇽처럼 오른쪽은 도허티-스펜스 체제가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서 토트넘 입장에서도 더 많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자원이었다. 다만 에메르송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 등 숱한 이적설에도 줄곧 '잔류'를 강력하게 원했다.
공교롭게도 에메르송은 앞선 4차례 프리시즌에 모두 출전했고, 이 가운데 2경기는 선발로 시험대에 올랐다. 콘테 감독이 레길론이나 탕기 은돔벨레(26) 등 다른 방출 후보들처럼 아예 프리시즌 구상에서 제외하지 않은 것 역시 에메르송의 방출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토트넘 맷 도허티. /AFPBBNews=뉴스1 |
그런데 프리시즌을 모두 마친 콘테 감독은 정작 '아무도' 떠나지 않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풋볼런던에 따르면 콘테 감독은 "도허티와 페리시치는 모두 100%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왼쪽엔 또 세세뇽이 있고 오른쪽엔 에메르송도 좋고, 스펜스도 있다"고 밝혔다. 100% 컨디션이라는 전제로 페리시치와 도허티가 좌-우 윙백 첫 번째 옵션이고, 나머지 3명의 역시 콘테 감독의 구상에 포함돼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오히려 새로 영입된 스펜스를 두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도 눈에 띈다. 프리미어리그(EPL)는 처음 경험하는 만큼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더구나 스펜스는 콘테 감독의 요청에 의한 영입이 아닌 구단 차원에서 추진된 영입이다. 콘테 감독 입장에선 무혈입성보다는 경쟁 구도에 올려둘 가능성이 큰 셈이다.
콘테 감독은 이번 시즌 EPL뿐만 아니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A컵 등 많은 대회를 치러야 하는 일정에 모두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굳이 양쪽 윙백을 2명씩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양쪽 모두 소화가 가능한 도허티나 모우라의 포지션 변경 등을 통해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도 나름의 구상일 수 있다. 방출이 기정사실화된 레길론을 제외한 윙백 딜레마에 대한 콘테 감독의 답은 '모두의 동행'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토트넘 에메르송 로얄(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