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 "'외계+인', 제가 좋아하는 것 다 담았죠"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2.07.24 13:00 / 조회 :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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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 사진=케이퍼필름
최동훈 감독이 종합선물세트를 들고 돌아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득 담은 '외계+인'이다. 이제 관객들은 그 포장지를 풀어볼 일만 남았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을 통해 한국형 케이퍼 무비의 장을 연데 이어,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준 '타짜'(2006),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2009), 연달아 천만 흥행을 기록한 '도둑들'(2012)과 '암살'(2015)까지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다.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을 통해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모험담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허를 찌르는 위트와 압도적인 볼거리, 그리고 젊은 에너지까지 더해진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켰다.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이 모두 담겨있는 영화다.

최동훈 감독은 "'이 영화를 해야지'라고 생각했을 때부터 계속 신난 상태다. 제가 좋아하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고, 시각적인 즐거움, 매력적인 캐릭터로 가득 채워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면 재밌을 것 같다는 어린 아이 같은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그러나 만드는 과정은 굉장히 어려웠다. 많은 부분이 발전했기 때문에 '전우치'를 찍을 때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찍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CG가 모든 걸 다 만들어주지 않고, 결국 아날로그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13개월 동안 후반작업을 하면서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게 너무 신났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외계인의 침공 스토리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외계의 존재가 현실에 온다는 것도 흥미롭고, 삼국유사가 근간이 된 일종의 코리안 매직을 굉장히 좋아한다. '도술이란 뭘까?'를 고민하게 하는 신선이나 도사의 존재도 좋아한다. 결국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이 영화에 다 담겨있는 셈인데 그걸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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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 사진=케이퍼필름
'외계+인' 1부는 고려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엄청난 스케일과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그는 "현대와 과거가 번갈아 나오고, 영화의 마지막에 이 시간들이 한꺼번에 이어지는 구성을 만들고 싶었다. 저는 관객들이 극장에 들어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천재가 되고,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면서 든 생각이 아무리 복잡하게 구성해도 관객들은 그걸 본능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고, 그게 즐거운 관람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동훈 감독은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쉽게 스토리라인을 따라갈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첫 해결책은 시계였고, 다음은 권총이었다. 현대의 물건이 과거로 넘어가는 것이 큰 힌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를 쓸 대 양복을 입은 남자가 고려시대의 어느 주막으로 향하고 있다는 키워드가 시작 포인트였다. 제가 영화를 120번 정도 봤는데 지금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화의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작품에서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의 활약하는 가운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끈다. 최동훈 감독은 "그런 면에서 저는 운이 좋은 감독"이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저 혼자 '이 역할은 이 배우가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많은 상상을 한다. 기본적으로 '외계+인'은 제가 상상했던 배우들을 실제로 캐스팅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배우들이 저에게는 첫 번째 관객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말을 잘 듣는다. 어떤 걸 좋아하고, 또 어떤 걸 힘들어하는지 많이 대화하고, 촬영할 때도 배우들에게 많은 자유를 준다. 즉흥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준열에 대해서는 "'무륵'이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이건 류준열 씨밖에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류준열은) 배시시 웃는 미소가 매력적이고,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진짜로 웃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무표정인 연기도 좋아하지만, 뭘 하려고 안달난 사람을 연기하는 걸 보고 싶었다"며 "연인들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배우들에게 매혹당하고, 그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김우빈 씨는 만날 때마다 일종의 안도감을 느낀다. 굉장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고, 제 말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신뢰 관계가 만들어진다"며 "반항아 역할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관객들에게 주는 안정적인 느낌이 있다. '1인 2역도 해볼까?'라는 생각에 캐릭터 간의 격차를 넓혀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하나 지켜봤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게 연기하더라"라고 칭찬했다.

이에 더해 최동훈 감독은 천둥 쏘는 처자 '이안' 역을 맡은 김태리에 대해 "'아가씨'를 보고 너무 신기했다. 저 배우의 얼굴과 표정은 마치 진짜 같았다. 두려움을 가지든 호기심을 가지든 사랑을 느끼든 얼굴이 가진 표정으로 진짜인 감정을 잘 전달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 김태리 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매혹됐고,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촬영을 할 때 배우들은 본인 촬영이 끝나면 분장실이나 차에 가는 경우가 많은데 태리 씨는 계속 남아서 다른 배우들의 촬영을 보더라. 촬영 감독과도 계속 대화를 하면서 카메라의 구조는 어떤지, 촬영 감독은 어떤 시각으로 찍는지 계속 지켜본다"며 "전체 촬영이 끝날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다음 신을 연습하기도 한다. 김태리 배우의 호기심과 열정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런 여배우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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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 / 사진=케이퍼필름
이러한 배우들과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성한 최동훈 감독이다. 그는 캐릭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떤 영화든 스토리가 잘 생각나지 않는 영화가 있다. 근데 그 영화에 나오는 배우는 기억이 난다. 어떤 의미에서는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배우들을 기억하게 되는 예술이라는 생각도 든다. 시나리오 쓸 때는 스토리 위주로 쓰고, 캐릭터는 등, 퇴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쓰는데 현장에서는 오직 캐릭터만 찍는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생각하고 배우들과 얘기한다. 그리고 그 배우의 매력이 담겨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다시 찍는다"고 밝혔다.

이렇듯 그는 배우들과 한 신 한 신 호흡하며 영화를 완성해갔다. 최동훈 감독은 "시나리오는 촬영 전에 쓴 거고, 실제로 촬영을 하고 배우들과 움직이고, 말을 하다 보면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게 가끔 시나리오보다 더 좋을 때가 있다. 영화 감독은 우연을 창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즉흥적인 신도 많이 찍고 대사를 바꾸기도 하고 배우가 툭 던진 말이 더 좋으면 바로 시나리오를 고쳐서 배우에게 건넨다. 즉흥적으로 찍을 수 있는 건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다"라며 "감독은 머리로 생각하지만 배우들은 몸으로 직접 움직이기 때문에 그들의 통찰력이 감독의 고집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년 만의 신작 '외계+인'으로 관객을 찾아온 최동훈 감독은 "전에는 3년에 한 편씩 영화를 개봉했다. 영화 한 편이 끝나면 보름 정도 쉬고 그때부터 다음 영화를 고민한다.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풀고 만들어내는 데 2년 반 정도 걸린다"며 "제가 2004년 데뷔했는데 '암살'을 개봉할 때까지 휴가를 가지거나 쉬거나 하지 않고 일만 했다. '암살' 이후 이 '외계+인'이 개봉할 때까지 7년이라는 생각이 걸릴 줄은 몰랐다. 꿈만 같고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는 이 순간이 감독한테 멋진 시간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암살' 이후 번아웃을 겪기도 했다는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을 통해 다시 추진력을 얻은 듯 보였다. 그는 "'암살'은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영화고, 그만큼 오래 준비했다. 근데 '암살'이 끝나고 생전 처음으로 영화를 보고 책을 읽는 게 좀 어렵더라. 번아웃이 온 것"이라며 "근데 '외계+인'을 끝내고는 번아웃이 없고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고, 즐겁다고 느낀다. 여기에는 김우빈 씨와의 대화가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너무 미래를 보면서 준비하지 말고 현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면서 살자고 얘기했고, (흥행에 대한)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 순간을 즐기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둑들', '암살'까지 쌍천만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최동훈 감독인 만큼 관객들의 기대감에서 비롯된 부담감도 있을 터. 그는 "2004년 데뷔해 지금까지 영화를 찍고 있는데 계속해서 부담감 속에 살고 있다. 근데 저는 그 부담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언제나 스트레스는 제 친구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다. 그게 제가 영화를 쓰고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며 "관객들이 제가 만드는 영화를 기대해 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운이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계+인'은 애초에 1~2부를 동시에 촬영했고, 나눠서 개봉한다. 최동훈 감독은 "2부가 더 재밌다"고 자신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1부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1부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1부는 사람들이 만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 안에 운명적인 만남이 있다고 느끼길 바랐고, 그 결말이 1부의 마지막이 되길 바랐다. 2부를 편집 중인데 1부 마지막 엔딩을 놓고 여러 가지 신을 넣어봤는데 지금 배치된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감독인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좀 파렴치한데 2부가 더 재밌다. 편집을 거의 끝내기 직전인데 2부도 4~5개월 편집했는데 상태가 좋은 것 같다. CG 작업이 오래 걸리더라. 그 기간을 봐서 개봉을 할 예정이다. 제가 1부를 120번 봤으니까 2부도 120번 정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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