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에이스 성장 어디까지... "집중이 잘 돼요" 이젠 1선발 매치업마저 즐긴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7.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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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사진=키움 히어로즈
"오히려 그런 매치업일 때 집중이 잘 된다.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경기는 마운드에 빠르게 올라갈 수 있어 좋다."

'160㎞ 에이스'의 성장은 어디까지일까. 한 점, 한 점이 중요한 에이스 간 맞대결. 남들은 부담스럽다 여길 수 있는 매치업을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오히려 즐겼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해 2월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2022시즌 팀의 1선발로 지난 3년간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에릭 요키시(33)가 아닌 안우진을 낙점했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서 풀타임 첫 시즌을 치러낸(21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 안우진에게 가진 기대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반기 종료를 얼마 앞둔 지금 시점에서 안우진은 100% 그 기대에 충족하는 모습이다. 16경기 9승 4패 평균자책점 2.18의 뛰어난 성적은 말할 것도 없고, 메이저리그급 구속과 구위로 한 구단의 1선발을 넘어 KBO 에이스로서 위용을 갖춰가는 중이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서 만난 안우진은 "개막전 때는 그 자리가 3년간 요키시의 자리였다는 생각이 들어 당연히 부담됐다"고 시즌 초반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제 와 돌아보면 선발 로테이션의 첫 번째 자리일 뿐이었다. (휴식 로테이션으로) 다들 그 자리에서 한 번씩 던져봤기 때문에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그 자리를 맡겨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은 겸손하게 얘기했지만, 올 시즌 키움의 에이스가 안우진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상대 에이스와 맞부딪힌 횟수도 이를 증명한다. 찰리 반즈(롯데)와 개막전부터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원태인(삼성·2회), 드루 루친스키(NC·2회), 윌머 폰트(SSG·2회), 고영표(KT), 양현종(KIA·2회)과 최근 맞대결까지. 올 시즌 그가 상대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상위 20명의 선발 투수 명단이다. 안우진은 이들을 상대한 11경기에서 무려 7승(4패)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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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가운데 회색티)이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키움 히어로즈


물론 1선발 매치업에서만 강한 것은 아니었다. 천적 이영하가 등판한 5일 잠실 두산전도 에이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안우진은 7회까지 1점밖에 내지 못하는 타선을 이끌고 7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했다. 최고 시속 158㎞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긴 이닝을 책임졌다.

이 경기를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슬라이더와 2회까지 커맨드가 괜찮았다. 이후 커맨드와 들쭉날쭉한 체인지업이 아쉽지만, 커브도 쓸 만하다"면서도 "너무 쉽게 158㎞를 던진다. 매 경기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호평했다.

안우진 역시 이쯤에서 만족할 생각이 없다. 이미 시속 160㎞(5월 31일 대구 삼성전 전광판 기록)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포크볼 장착을 시도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안우진의 평균 직구 구속은 155.6㎞로 올 시즌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위를 환산하면 약 96.7마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만한 평균 직구 구속을 내는 선발 투수는 10명뿐이다(미국 통계 매체 베이스볼서번트 7월 7일 기준). 하지만 정작 본인은 세간의 관심사인 구속에는 크게 욕심을 내진 않았다.

안우진은 "구속은 전광판에 160㎞가 한 번 찍혔으면 됐다. 구속보다는 로케이션이나 커맨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아마 모든 운동선수들이 동의할 것 같은데 팬분들이 많이 오시면 텐션이 올라간다. 그러다 보면 구속도 몇 ㎞씩은 더 빨라지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보다는 기복을 줄이는 데 더 신경을 썼다. 안우진은 "(경기 후반 커맨드가 흔들리는 것 같다는 지적에)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지금 잘 나오고 있는 구속보다는 컨트롤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볼넷이 많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도 있는데 완벽하게는 안 되겠지만, 그런 부분을 줄이고 (약점을) 보완하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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