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의 미덕은 이닝" 대투수의 길, 타이거즈 신인왕도 따라간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7.06 05:14 / 조회 : 1214
  • 글자크기조절
image
KIA 타이거즈 이의리./사진=김동윤 기자
"선발 투수의 미덕은 이닝 아니겠습니까."

KIA 타이거즈의 좌완 선발 투수 이의리(20)가 김종국(49) KIA 감독의 칭찬에 너스레를 떨었다.

프로 데뷔 2년 차를 맞이한 이의리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지난해 기록을 다 따라잡았다. 올 시즌 16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4.21, 87⅔이닝 90탈삼진으로 지난해 성적인 19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94⅔이닝 93탈삼진에 거의 근접했다. 지난해 이의리는 이 성적만으로도 타이거즈 출신으로는 1985년 이순철(61) 이후 36년 만에 KBO리그 신인왕이 됐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닝 소화력이다. 지난해 신인왕을 두고 최준용(21·롯데)과 경쟁할 당시 평균 4.98이닝으로 선발 투수치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부상으로 후반기를 거의 뛰지 못한 것이 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벌써 7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평균 5.48이닝을 소화 중이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전서 만난 김종국 KIA 감독은 "이의리가 지난해보다 이닝이 많이 늘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같은 날 이의리 역시 "벌써 지난해 이닝을 다 따라잡아 만족하고 있다. 볼넷 수도 열몇 개는 줄었더라"고 웃으면서도 "내가 볼이 많은 투수라 수비 이닝이 길어 야수 형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향상심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곁에는 KBO리그 현역 최고의 이닝이터 양현종(34)이 있었다. 양현종은 KBO리그 역대 최다 이닝 6위(2082) 기록 보유자이자, 7년 연속 170이닝을 소화한 유일한 좌완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올 시즌도 리그에서 7번째로 많은 이닝(96)을 소화하며 KIA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님은 완급조절을 잘하신다. 쉽게 쉽게 던지면서 맞춰 잡으시는데 난 그런 점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면서 "너무 깊게 생각하면 오히려 독이 됐다. 그래서 마음을 편히 가지면서 자신감 있게 던지려 한다"고 다짐했다.

image
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깊이 생각하다 꼬인 대표적인 사례가 체인지업이었다. 지난해 이의리는 체인지업을 직구 다음으로 활용하며(구사율 24.8%)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는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직구 64%, 슬라이더 13.3%, 커브 11.8%, 체인지업 10.7%로 구사율이 4번째로 뚝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이의리는 "지난해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내가 올해 초에 잘 안 쓴 것은 이유가 있다. 직구에 자신감이 붙은 것도 있지만, 체인지업이 지난해 말처럼 감이 덜 잡혔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습 때는 잘 되는데 시합 때는 잘 안 먹혀서 의도적으로 안 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좌완 투수에 있어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공략하는 데 필수로 여겨진다. 양현종 역시 많은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효율적인 피칭을 가져간다. 그런데 우타자가 즐비한 5월 SSG전에서조차 이의리가 체인지업을 쓰지 않자, 양현종은 후배의 고민을 눈치챘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님이 '안 풀릴 때일수록 체인지업을 써야 된다'고 하셨다. '안 쓸수록 감이 없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체인지업을 써야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맞춰잡을 수 있다'는 등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그때부터 체인지업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정말 불안한 것 없이 괜찮아졌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후 좋은 우타자가 많은 팀을 상대로 체인지업 구사율을 높이고 있다. 6월 22일 롯데전에서는 32.9%, 7월 3일 SSG전에서는 10.6%로 체인지업 비중을 늘렸다. '대투수' 양현종의 조언을 받아들인 이의리는 이제 그의 길을 따르려 한다.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6.51로 안 좋았던 6월을 "악몽 같았던 한 달"이라고 표현한 그는 곧 "오히려 내게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며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양현종과 함께 2009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김상훈(45) KIA 배터리 코치의 말도 큰 힘이 됐다. 이의리는 "김상훈 코치님이 항상 해주시는 말씀이 있다. '(양)현종이가 몇 패를 했겠냐, 현종이를 생각하면 넌 이제 90패는 더 해야 한다. 좋은 투수로 성장하려면 뭐든 많이 겪어봐야 한다'고 하신다. 나도 그 말을 새겨듣고 하나하나씩 발전하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image
이의리./사진=KIA 타이거즈
관련기사
  • 트위터
  • 페이스북
  • 라인
  • 웨이보
  • 프린트
  • 이메일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