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母 극단적 선택..성전환 후 父와 칼 두고 대치"

'금쪽상담소' 풍자 "母 극단적 선택..성전환 후 父와 칼 두고 대치" [종합][★밤TView]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2.07.02 00:06 / 조회 : 5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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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가 안타까운 가족사를 고백했다.

풍자는 1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에게 상담을 받기 위해 게스트로 출연했다. 풍자는 이날 "쉬는 날이 1도 없다"며 '워커홀릭'으로 살아온 것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그가 '워커홀릭'으로 살아온 데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영향도 있었다. 그는 막냇동생이 3살일 때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며 "그 뒤로 할머니가 우릴 돌봐줬는데 1년도 안 돼서 돌아가셨다"며 "아무런 케어가 안 되는 상황이었고, 아버지는 지방으로 일을 가셔서 우리끼리 셋이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때 어르신들이 '애가 애를 키운다'고 했다"며 맏이로서 부모 없이 동생들을 돌봐야 했던 과거를 고백했다.

그는 또한 "아버지는 완전 그냥 멀리 살았고,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왔다. 아빠가 생활비를 보내줬는데 한참 모자랐다. 그때 당시 한 달에 3만 원이었다"며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털어놨다.

그의 어머니는 풍자가 어릴 적 사기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그는 "어머니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병원에서 '더 이상 해드릴 게 없다'고 하더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집에 돌아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게 제일일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며 극단적 선택 후 절망적인 상태였던 어머니의 건강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병원에서 '어린 친구들은 피부병처럼 옮을 수 있을 거다'고 해서 동생들은 동네 교회 목사님에게 맡기고, 나 혼자 엄마를 간호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머니의 임종을 다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문을 걸어 잠그고 방 한 칸에 엄마랑 단둘이 있었다"며 "그때 (일주일간) 혹시 어떻게 될까 봐 자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잠을 자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내가 잠을 자다가 엄마가 간 거다(극단적 선택을 한 거다)"라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빈소에 앉아 있는데 '왜 퍼질러 자서 이런 일까지 만들었나', '내가 잠을 자지 않았다면 뛰쳐 나가서 막을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나더라"며 죄책감을 고백했다.

풍자는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아버지와 갈등했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커밍아웃을 세 번 했다"며 "첫 번째 때는 아버지가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웃으면서 넘어갔다. 두 번째 때는 아버지가 너무 많이 울었다. 어머니의 부재로 내가 엄마 역할을 하다 보니까 그런 병이 생겼다고 생각하더라"고 전했다.

세 번째 커밍아웃 때는 성전환 수술 후 아버지를 만났다고. 그는 "세 번째는 칼을 두고 대치했다. 아버지가 '죽어도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더라. '너가 그래도 지금 네 의견대로 여자로 살겠다고 하면, 이 칼로 나를 찌르고 가라'고 말씀하시더라.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는데도 이해를 절대 못하시더라. 아버지가 담배 한 대 피우러 나갔을 때 내가 집에서 도망을 나왔다. 그후로 가족을 약 10년 못 봤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가족들과 재회했다는 그는 "아버지가 어느날 뜬금 없이 전화가 와서 우시더라. '아빠가 된장찌개에 밥해 줄 테니까 집으로 오라'고 얘기하더라. 그 이후로 온 가족이 모였는데 처음엔 서로 못 알아봤다. 나도 많이 변했고, 아빠도 너무 나이가 들었고, 막냇동생은 초등학생 저학년일 때 봤는데, 이제 나보다 훨씬 키가 커졌더라. 가족인데 낯을 너무 가렸다. 지금은 너무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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