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표 삼겹살' 먹고 홈런 '쾅'! 18억 FA의 '시즌 제2막' 시작이다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7.01 03:17 / 조회 : 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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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정훈이 3회말 좌월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OSEN
FA 계약 첫 시즌부터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정훈(35·롯데 자이언츠)이 오랜만에 시원한 홈런을 터트렸다.

정훈은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팀의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정훈은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복귀 신고'에 나섰다. 3회 말 1사 1루 상황에 등장한 그는 두산 선발 곽빈의 높은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이 됐다. 시속 166.4km의 빠른 속도로 날아간 67일 만의 아치였다.

정훈은 이후 타석에서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며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수비에서도 그는 깔끔한 모습을 보이며 선발 이인복의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도왔다. 오랜만에 나선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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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정훈(오른쪽)이 3회말 좌월 2점 홈런을 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OSEN
특히 1회 초 무사 1루에서는 2번 양찬열의 빠른 땅볼을 잡아 1루를 찍은 후, 재빠른 판단과 송구로 1루 주자 안권수까지 잡아냈다. 시작부터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면 흔들릴 수 있었기에 정훈의 수비는 초반 분위기 형성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3년 18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정훈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4월 월간 타율은 0.238에 그쳤고, 5월 11일 사직 NC전에서는 주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이후 6월 7일 사직 삼성전에 돌아왔으나 부상이 재발하고 말았다.

첫 부상 이후 47일 동안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던 정훈은 지난달 28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그를 향해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복귀일 곧바로 대타로 출전한 그는 30일 경기에서는 1루수로 선발 출전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경기 후 정훈은 "안타도 잘 안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홈런이 나올 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며 "빨리 경기 감각을 잡으려고 모든 공에 풀스윙을 하려고 생각했던 게 4번 중 한 번은 나온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 "8~90% 정도 된다"고 자평한 정훈은 "아직 빠르게 뛸 상황이 안 나왔지만 조절하면서 게임을 자꾸 하다 보면 다음 주 중이면 100%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걱정스러운 부분은 있었지만, 막상 시합에 들어가니 (부상) 생각이 전혀 안 났다"며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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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등번호 10번)가 지난달 30일 사직 두산전에서 3회 말 홈런을 기록한 정훈을 안아주고 있다.(빨간 원 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유튜브 갈무리
이날 정훈의 홈런 뒤 재미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더그아웃 뒤쪽에 있던 이대호가 홈런이 나오자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정훈과 진한 포옹을 하며 축하해주는 모습이 나왔다.

이대호와 정훈은 5년 차이의 선·후배지만 10년 넘게 우정을 나눴다. 비시즌 훈련도 함께하고, 시즌 중에도 자주 어울려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만큼 둘 사이는 각별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언급하자 웃음을 보인 정훈은 "어제 삼겹살을 구워줬다. 그거 먹고 쳤다고 바로 이야기를 하더라"며 둘 사이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전날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되자 정훈은 이대호의 집에 방문해 식사를 했는데, 이때 이대호가 직접 삼겹살을 구워준 것이다.

"고기는 어느 자리를 가도 대호 형이 굽는다"고 말한 정훈은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기에 그 누가 와도 자기가 굽는다"며 "그냥 옆에 가서 맛있게 먹으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오늘 못 치기 전에 미리 밥이라도 먹이려고 그랬던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다.

시즌이 절반을 지난 시점, 정훈은 이제 '시즌 제2막'을 열 준비를 한다. "오늘 게임 전의 것들은 다 잊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기록도 아예 모르겠고, 정말 오늘이 개막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절반을 진짜 끝까지 달려가려고 노력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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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이 지난달 30일 사직 두산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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