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도 "볼끝 좋다" 칭찬, 그런데 또 발목 잡은 볼·볼·볼·볼 [★부산]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3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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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흔들리던 제구가 결국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두산 베어스의 곽빈(23)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면서 올 시즌 가장 짧은 이닝만을 소화했다.

곽빈은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두산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팔꿈치 수술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곽빈은 올 시즌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30일 경기 전까지 그는 시즌 13경기에 등판, 3승 6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경기당 5이닝 이상을 꾸준히 소화하며 선발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곽빈의 약점도 있었으니, 바로 볼넷이었다. 29일 기준 그는 시즌 39개의 볼넷을 내주며 팀 동료 로버트 스탁(43볼넷)에 이어 리그 3위에 위치했다. 경기 전까지 무4사구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매 경기 볼넷을 허용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패스트볼도 제구가 되지 않으며 공략당하기 쉽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볼 끝도 좋고 타자들이 공략하기 쉬운 공이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볼카운트가 유리해도 4구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이어 "4구를 넘기면 볼넷이나 안타의 확률이 높아진다"며 "아직 공 놓는 타점 등이 잡히지 않았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곽빈의 이런 모습은 여전했다. 1회 말 선두타자 안치홍부터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풀카운트까지 갔고, 결국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이어 1사 후 3번 이대호에게 우익수 옆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2회에는 더 심각했다. 곽빈이 상대한 7타자 중 3번 이대호를 제외한 전원이 3볼까지 승부를 펼쳤다. 7번 DJ 피터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그는 이후 볼넷 2개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2사 만루까지 몰린 곽빈은 추가 실점 없이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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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결국 곽빈은 예상보다 빠르게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1사 후 한동희에게 안타를 허용한 그는 6번 정훈에게 높은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았다. 이에 두산 벤치는 2회부터 몸을 풀던 사이드암 박정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곽빈의 투구는 여기서 멈추게 됐다.

박정수가 후속 두 타자를 투수 앞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곽빈의 자책점은 추가되지 않았다. 이날 곽빈은 2⅓이닝 6피안타(2홈런) 2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20으로 상승했다. 그가 3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것은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결국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은 볼이었다. 이날 총 68구를 던진 곽빈은 스트라이크(33개)보다 볼(35개)이 더 많았다(스트라이크 비율 48.5%). 올 시즌 리그 평균 스트라이크 비율 65.9%(29일 기준)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진다.

두산은 지난해 MVP 아리엘 미란다의 부상과 부진 속에 확실한 에이스 없는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자연히 불펜에 걸리는 과부하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믿었던 선발이 짧은 이닝만을 소화하며 두산은 또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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