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으로 다리 싸매고 쩔뚝인 이청용, '캡틴'은 울산을 위해 달린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2.06.30 11:17 / 조회 : 539
  • 글자크기조절
image


[스포탈코리아=울산] 곽힘찬 기자= 경기 후 기자회견을 위해 인터뷰실 문을 연 이청용은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다리에 아이싱을 가득한 채 쩔뚝거리며 들어왔다.


울산현대는 29일 오후 7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에서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이어진 연장+승부차기에서 부천FC에 6-5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울산은 더블 우승에 대한 희망을 계속 이어나가게 됐다.

엄원상, 아마노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이청용, 레오나르도, 바코 등을 후보에 올린 이청용은 힘을 빼고 부천에 맞섰다. 그래도 큰 전력 차가 났지만 경기는 쉽지 않았다. 울산은 전반 32분 이의형에게 실점하며 끌려갔다. 워낙 순식간에 터진 골이라 선수들은 흔들렸다. 실점 직후 바코가 들어가도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청용을 투입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들어온 이청용은 곧바로 팀에 녹아들며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뿌렸다. 투입 2분 만에 교체 효과는 나타났다. 이청용이 중앙에서 흔들자 공간이 생겼고 김민준이 올린 크로스가 부천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청용의 활약에 울산 선수들은 자신감을 얻었고 분위기를 가져왔다. 물론 연이은 슈팅이 계속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골대를 강타하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전반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연장전에서도 정신력을 버티며 부천을 괴롭혔다. 그 중심엔 이청용이 있었다. 후반전부터 쉼 없이 뛰며 체력이 소진될 법했지만 이청용은 나이에 답지 않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에서 울산을 지휘했다.


승부차기에선 킥을 성공시킨 뒤 부천 팬들을 향해 ‘쉿’ 세레머니를 펼치며 팀의 사기까지 끌어 올렸다. 과감한 이청용의 행동에 울산 선수들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킥을 성공시키며 울산의 4강행을 합작했다.

이청용의 다리는 굉장히 불편해 보였다. 인터뷰실에 들어올 때, 나갈 때 모두 쩔뚝이며 힘들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이청용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자칫 분위기가 바닥을 칠 수 있었지만 이청용은 앞장서서 선수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기자회견 도중 이청용에게 이제 울산의 자존심이 걸린 동해안 더비를 준비해야 하는데 스스로의 각오가 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이청용은 “더비는 나를 위한 경기가 아니고 팬들을 위해, 팀을 위한 경기다. 팬들과 팀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서 뛰는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이싱을 가득 두르고 쩔뚝거릴 정도였기에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잘 준비하겠다”라는 말을 예상했지만 이청용은 “죽을 힘을 다해서 뛰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울산의 캡틴과 정신적 지주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랐다. 1988년생의 노장이지만 이청용은 그래도 울산을 위해 달리겠다고 약속했다.

image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곽힘찬 기자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