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이병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FA CUP 8강전에서 전북현대에 0-3으로 완패했다.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한 뒤 끝내 추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하다 오히려 추가시간 쐐기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결국 수원의 FA컵 여정은 8강에서 멈췄다. 수원이 대회 4강에 오른 건 2019년이 마지막이다.
문제는 수원의 '무기력한 패배'가 비단 이날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불과 나흘 전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에서도 수원은 똑같이 0-3 완패를 당했다. 전북전 포함 2경기 연속 0-3 완패 망신을 당한 셈이다. 지난 19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 0-1 패배와 22일 전북 원정 1-2 패배를 포함하면 최근 공식전 4연패 수렁이다. 하필이면 4연패 과정에 슈퍼매치와 수원더비, 그리고 FA컵 8강전 등 중요한 경기들이 잇따라 열렸는데, 수원은 무기력한 패배만 당하고 있다. '추락'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29일 열린 전북현대와의 FA컵 8강전에서 실점 후 고개를 숙인 수원삼성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
K리그 팀들 가운데 최근 흐름이 가장 안 좋은 팀이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최근 연패의 늪에 빠져있는 팀은 수원과 제주유나이티드 두 팀뿐인데, 제주는 그나마 리그 2연패인 데다 리그 순위는 여전히 3위에 올라 있다. 반면 가뜩이나 하위권을 맴돌던 수원의 리그 순위는 어느덧 뒤에서 두 번째인 '강등권' 11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심지어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성남FC가 최근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여서 자칫 꼴찌 추락 위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공교롭게도 수원은 지난 19일 슈퍼매치를 앞두고 서포터스의 서울 팬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서울 팬과 함께 점프하려다 손이 미끄러져 놓쳤다'는 가해자의 석연찮은 해명이나,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 구단의 2년 경기장 출입금지 징계 등으로 공분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수원삼성 구단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가운데 팀 성적마저 4연패 늪에 빠진 셈이다. 축구 명가 부활을 외치던 수원이 처해 있는 현실이다.
수원삼성 이병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