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거인의 기적' 떠올린 '안경 에이스'... "아직 기회는 충분"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7.01 14:28 / 조회 : 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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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27). 초반 팀의 상승세와 함께 연승 행진을 펼치던 그가 최근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본인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난관을 헤쳐 나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 게임 전 만난 박세웅은 6월을 돌아보며 "모든 경기가 다 안 좋았던 건 아니다"며 항변 아닌 항변을 했다.

지난해 4년 만의 10승 시즌을 달성한 박세웅은 올 시즌 초반 더욱 각성한 모습을 보여줬다.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5월 10일 사직 NC전(8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종료 후에는 평균자책점이 1.21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5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7실점을 기록한 후 박세웅의 성적은 조금씩 하향세로 향했다. 개막 5연승으로 신바람 나게 던지던 그는 최근 5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54까지 올랐다.

하지만 박세웅은 이런 평가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달 10일 KT전(6이닝 6실점)과 17일 SSG전(6⅓이닝 6실점(5자책))의 부진이 뼈아팠다. 그는 "단지 안 좋았던 2경기 때문에 더 안 좋았다고 부각이 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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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구위에는 문제가 없다. 야구 기록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박세웅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7.1km라고 한다. 6월 4경기에서는 한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시즌 평균을 넘겼다.

박세웅 본인 역시 "공도 다 좋고 구위도 좋고 스피드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맞아 나가서 결과가 안 좋을 뿐이었다"고 말한 그는 "볼넷을 많이 내주고 그래서 안 좋았던 경기가 아니라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9일 등판이 비로 인해 취소된 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박세웅에게 한 차례 휴식을 부여했다. 서튼 감독은 "박세웅은 많은 이닝을 던졌다. 한 번 끊어가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렇게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29일) 6시 반 경기에 맞춰 준비했는데 비가 와서 아쉽다"고 털어놓은 박세웅은 "좋게 생각하면 한 턴 쉬어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의 결정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선수가 하는 일이니,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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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 /사진=뉴스1
박세웅은 롯데 팀 내에서도 '학구파 투수' 성향이 강한 편이다. 평균자책점과 같은 기본 기록은 물론이고 자신의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 등 세이버메트릭스 관련 기록도 꿰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박세웅은 R&D팀과 제일 많이 교류하는 선수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박세웅은 승수보다는 자신의 세부 지표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그는 "승은 평균자책점이 높아도, 5이닝만 던지면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FIP나 평균자책점은 내가 잘해야 이룰 수 있는 부분이기에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성적과 관련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릴리스 포인트나 공의 움직임, 로케이션 등도 신경 써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30일 기준 롯데는 시즌 32승 38패 3무(승률 0.457)를 기록, 두산과 함께 공동 7위에 머물러있다. 한때 단독 2위까지 올랐던 팀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순위 변화다. 그러나 박세웅은 여전히 희망을 보고 있다. 바로 5년 전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2017년 당시 6월까지 승패마진 -5를 기록하던 롯데는 8월 들어 5연승 2번과 6연승 1번을 달성하며 폭주했다. 7위였던 순위는 반등을 거듭한 끝에 최종 3위로 마감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당시를 떠올린 박세웅은 "전반기에는 썩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며 "그때 후반기에 힘을 내며 좋은 성적을 거뒀듯이 아직까지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회를 잘 살리면 올해도 가을야구에 갈 수 있게 준비를 잘해보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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