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쳐도 무너져도 외인 에이스급 이닝 소화, 대투수 책임감 이래서 무섭다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6.30 05:13 / 조회 : 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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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사진=뉴스1
KIA 타이거즈가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미덥지 못하지만, 건강한 외국인 투수를 바꿨다. 재활 중인 또 다른 외국인 투수는 아예 후반기 복귀를 예고했다. 어설프게 복귀해 또 다치느니 건강하게 돌아와 후반기 약진에 도움이 되길 바라서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떠올리면 과감한 결정이다. 국내 선수로 5선발을 꾸릴 수 있는 팀이 많지 않은 KBO리그의 현실에 외국인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뿐 아니라 많은 이닝 소화를 바란다. 그런 면에서 건강에 문제가 없음에도 경기당 4.7이닝을 소화하는 로니 윌리엄스는 낙제점이었던 셈이다.

2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둔 김종국 KIA 감독은 이러한 결정의 이유로 "국내 선발 투수 4명이 정말 자기 몫을 해주고 있어 가능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승혁은 선발로서 첫 풀타임인 데도 잘해주고 있고, 이의리도 지난해보다 이닝 소화가 늘었다. 임기영은 꿋꿋이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양현종(34)은 말할 필요가 없다. 두말하면 숨 가쁘다"고 그중에서도 논외로 쳤다.

김 감독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양현종은 따로 언급할 가치가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올 시즌 KIA로 복귀한 그는 29일까지 16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2.72, 96이닝 7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단연 KIA 선발진에서 돋보인다.

양현종이 기록한 성적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의 '외인 에이스급' 이닝 소화력이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그는 경기당 6이닝으로 KBO리그 전체 선수 중 15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대투수'의 책임감은 무서울 정도다. 올 시즌 양현종은 11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고, 16경기 중 13경기를 6이닝 이상 소화했다. 헤드샷으로 2⅔이닝 만에 퇴장당한 지난달 13일 잠실 LG전을 빼고 계산한다면 양현종의 경기당 이닝은 6.22(리그 전체 11위)로 늘어난다. 이닝이 늘었다고 칭찬받은 이의리조차 경기당 5.44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양현종의 이닝 소화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7년 연속 170이닝을 던진 유일한 KBO리그 좌완이라는 타이틀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부상 혹은 부진으로 6회까지 못 던질 것 같던 경기도 끝까지 버텨냈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2회까지 5실점하며 강판 위기를 경험했으나, 투구 수 103개로 승리 투수 요건인 5회까지 던졌다.

고척스카이돔서 키움과 맞붙은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양현종은 4회말 송성문의 내야 안타 때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도중 왼쪽 허벅지에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충분히 교체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양현종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3회를 더 던져 7이닝 5피안타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9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다. 비록 총 4안타에 그친 타선의 득점 지원 불발로 패전 투수가 되긴 했으나, 양현종 덕분에 KIA는 전상현만을 가동하며 불펜진에 휴식을 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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