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사진=SSG 랜더스 |
그는 올 시즌 13경기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1.43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은 9승의 켈리(LG)와 폰트(SSG)에 이어 공동 3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8로 4위, 승률은 0.889, 2위로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퀄리티스타트 피칭(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도 벌써 11번을 채워 부문 공동 3위다.
SSG가 선두 행진을 이어가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관리 차원에서 한 차례 재정비 시간을 갖고 올라온 김광현은 복귀 후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다. 13경기에서 SSG는 무려 11차례나 이겼다. 나머지 2경기는 1무 1패. 승률은 0.917에 달한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김광현은 자신의 호투 비결로 '여유'를 꼽았다. 그는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 '타자가 무엇을 노릴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승부를 이길까' 하는 생각이 딱 든다. 느낌이 좋다. 확신을 갖고 던지니 결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노림수가 보이는 셈이다. 김광현은 "'이 타자는 스윙을 이렇게 하니 이런 변화구를 던지면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슬라이더보단 체인지업, 체인지업보다는 커브 등 어떤 변화구 구종을 던져야 하는지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구종이어도 코스가 달라지면 상대 타자가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김광현은 "예를 들어 슬라이더를 몸쪽, 바깥쪽, 위, 아래 등 세분화한다. 이렇게 나눠 던지다 보니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전력분석도 도움이 된다. 맞을 확률이 확실히 줄어들더라"고 비결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약 10년 전에는 맞을 것 같으면 무작정 세게만 던졌다. 10년차가 넘어서보니 이제는 치지 않겠다는 확신도 든다. 미국에 갔다 오고 연차가 쌓이면서 노하우가 생겼다"고 웃어보였다.
김광현./사진=SSG 랜더스 |
미국을 다녀오면서 김광현은 누구보다 팬서비스에 진심이다. SSG가 진행하는 'KK 위닝 플랜'도 김광현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가 승리투수가 될 때마다 팬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다. 문구 세트에서부터 야구장 입장권, 쿨러백, 와인, 텀블러, 우산, 화장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또다른 팬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25일 인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선발 등판에서 초록색 글러브를 끼고 초록색 스파이크를 신었다. 팀 이벤트 날이었기 때문이다. 커피 브랜드 데이였다. 그에 맞춰 선수들은 초록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에 김광현은 용품 업체에 유니폼과 같은 색깔의 글러브와 스파이크를 요청했다. 그리고 6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8승째를 올렸다. 선물을 나눠주는 것 외에 추가적으로 자선 경매가 만들어졌다. 김광현은 유니폼, 글러브, 스파이크를 7월 3일 경기 전에 온·오프라인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팀 동료 최정도 김광현의 부탁을 받아 배트를 내놓기로 했다. 김광현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인 데다 한국전쟁 기념일인 6월 25일 경기에 나섰던 만큼 어려운 환경의 국가유공자 후손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경매 낙찰가만큼 금액을 더해 함께 기부하기로 했다.
김광현./사진=SSG 랜더스 |
SSG는 26일 NC전으로 73경기를 소화했다. 46승3무24패 승률 0.657로 1위다. 2위 키움과는 3경기차가 난다. 이러한 상승세라면 정규리그 우승도 바라볼 만하다.
김광현은 "팀 승패 마진이 너무 좋다. 부상 선수들이 있는데도 잘 버텼다. 이제 부상자들이 돌아오고 나 역시 시즌 초반만큼만 하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윌머 폰트도 잘 던지고 있는데 나도 이런 모습을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 (시즌 끝까지) 잘해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래픽=이원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