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으로 두 번 쾅쾅→각성→무사 2·3루 무실점, 예비 FA 혼신의 105구 역투를 보라 [★인천]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6.26 20:27 / 조회 :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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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태양이 26일 NC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주먹으로 2번이나 땅을 내리쳤다. 그만큼 아쉬웠다. 그러나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자신의 실책으로 불거진 위기 상황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막아냈다. 절체절명의 무사 2, 3루 위기서 실점 없이 마쳤다. 그렇게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SSG 랜더스 선발 투수 이태양(32)의 이야기다. 그리고 호수비에 타선의 도움까지 더해지며 마침내 시즌 5승에 성공했다.

SSG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서 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SG는 시리즈 스윕승을 달성했다. NC전 스윕은 2019년 6월 14일~16일 이후 1106일만이다.

이날 선발 투수는 이태양이었다. 올 시즌 불운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호투를 했음에도 불펜 방화로 놓친 승리가 꽤 된다. 최근 3경기 연속 그랬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4승에 멈춰있었다. 예비 FA지만 쌓이지 않는 승수가 아쉽기만 하다.

이날도 호투를 펼쳤다.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기록했다.

이태양은 1회 세 타자로 깔끔하게 막고 출발했다. 2회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이태양은 3회 1사에서 도태훈에게 첫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 첫 실점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권희동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으나 이명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 실점은 막아냈다. 그러자 4회말 SSG 타선도 힘을 냈다. '캡틴' 한유섬이 솔로포를 때려내며 균형을 맞췄다.

이태양도 다시 역투를 펼쳤다. 5회 2사에서 손아섭에게 2루타,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박민우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6회 점수를 내줬다. 이번에도 홈런이다. 선두타자로 나온 양의지에게 2구째 130km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이것이 정타가 되면서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태양이 패전 위기에 몰리자 다시 한유섬이 나섰다. 6회말 추신수 볼넷과 최정의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한유섬이 적시타를 쳐 2-2를 만들었다.

88개 공을 던진 이태양은 7회도 막기 위해 올라왔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도태훈에게 안타를 내줬다. 그리고 김주원이 희생번트를 댔는데 뜨고 말았다. 이태양은 원바운드 시킨 뒤 1루로 뿌리려 했으나 몸의 중심이 무너지면서 악송구가 됐다. 공이 빠진 것을 본 이태양은 주먹으로 땅을 두 번이나 내리치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하지만 자신의 실책으로 맞이한 위기를 스스로 막아냈다. 무사 2, 3루 위기서 손아섭을 3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권희동을 삼진 처리했다. 여기까지 101개의 공을 뿌린 이태양이었다. 그럼에도 SSG 벤치는 밀어붙였다. 이태양은 박민우를 1루 땅볼로 잡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루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였지만 전의산이 잘 잡아내 호수비로 이태양을 지원했다. 비로소 웃음을 보인 이태양이다. 그의 투구수는 105개. 올 시즌 처음으로 100개 넘는 공을 뿌렸다. 혼신의 역투였다.

SSG 타선은 바로 화력을 지원했다. 7회말 안타와 투수 실책으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7회초 수비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김민식이 번트 타구를 투수 송구 실책으로 살았다. SSG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성현의 3루 땅볼로 3루 주자 오태곤이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추신수의 몸에 맞는 볼, 최정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 기회서 한유섬이 2타점 적시타를 쳐 더 달아났다. 박성한의 좌전 안타까지 더해져 7회에만 4점을 추가한 SSG다. 이로써 이태양은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모처럼 불펜도 이태양의 승리를 지켜줬다. 김택형이 ⅔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서진용이 1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면서 이태양, 팀 승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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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태양이 26일 NC전 무사 1루에서 김주원의 번트 타구를 악송구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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