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의 팀'이 어쩌다... 안정적인 외인 에이스, 언제 나타나리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27 04:31 / 조회 : 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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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미란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의 2022시즌이 여전히 험난하다. 믿었던 외국인 에이스가 사실상 '퇴출' 선고를 받으면서 선발진 공백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두산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앞두고 아리엘 미란다(33)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전날 콜업돼 선발등판에 나선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2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던 미란다는 25일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러나 첫 5명의 타자에게 4개의 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제구 난조를 보여줬다. 결국 9타자를 상대로 7개의 4사구를 기록한 그는 1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미란다의 1군 엔트리 말소를 알린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날 투구에 대해 "그걸 내가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다음 경기에 좋아지는 건 힘들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상 기대감을 접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이어 "미란다는 2군 경기 때 던지게 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교체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2군에서 갑자기 시속 150km의 구속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미란다의 퇴출은 이제 기정사실이 된 것이다.

미란다가 올 시즌 3경기에서 단 7이닝만을 던지며 두산은 타 팀에 비해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26일까지 올 시즌 KBO 10개 구단 중 외국인 투수의 이닝 합계가 100이닝이 되지 않는 곳은 한화(36⅔이닝)와 KIA(87⅔이닝), 그리고 두산(98⅓이닝) 세 팀이다. 팀 순위에서 7위 두산의 바로 위에 있는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가 도합 182⅓이닝을 던지며 가장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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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의 더스틴 니퍼트. /사진=OSEN
두산은 2010년대 들어 적어도 한 명의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는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2011년부터 7년 동안 활약했던 더스틴 니퍼트(은퇴)의 공이 컸다. 한 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10승 이상을 기록했던 니퍼트는 두산에서만 94승을 올렸다. 특히 2016년에는 22승을 거두며 리그 MVP를 차지했다. 두산 팬들은 적어도 에이스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니퍼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15시즌 그는 어깨와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90이닝만 소화했고,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그러나 당시 두산은 장원준, 유희관 등 10승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토종 선발들이 건재했다. 이 때문에 니퍼트와 결별하지 않고 그를 기다려줄 수 있었던 것이다.

니퍼트가 나가고도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등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외국인 에이스를 계속 보유했다. 미란다 본인 역시 2021년 14승과 225탈삼진을 기록하며 리그 MVP까지 수상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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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스탁. /사진=두산 베어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미란다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로버트 스탁은 15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08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러나 압도적이었던 4월(평균자책점 2.01)을 지나서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특히 볼넷 순위에서 김민우(한화)와 1, 2위를 다투는 등 안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현장에서도 '에이스는 아니라고 본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최원준과 이영하, 곽빈 등 토종 선발들도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란다까지 계속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두산은 선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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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미란다(왼쪽). /사진=두산 베어스
이제 두산은 미란다를 대체할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아야 하지만, 그 과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미국에도 선수들이 없다고 한다. 7월이 되면 좀 나온다고 한다"며 "리스트에 올린 후 마음에 든다고 해도 온다는 보장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27일 기준 두산은 시즌 32승 37패 1무(승률 0.464)를 기록, 5위 KT에 1.5경기 차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제 각 팀들이 반환점을 도는 시점인 만큼 얼마든지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두산은 또 다른 '니퍼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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