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체인지업' 갑자기 '흔들', 그러자 두산 방망이가 춤췄다 [★승부처]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26 20:21 / 조회 :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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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기영. /사진=OSEN
경기 중반까지 상대 선발투수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며 4연패 위기에 몰렸던 두산 베어스. 그러나 한 번의 찬스에서 완전히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두산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주간 3연패에 빠져있던 두산은 일요일 경기에서 연패를 끊게 됐다.

이번 KIA와 3연전에서 두산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는 에이스 로버트 스탁을 투입하고도 막판 불펜이 점수를 내주며 패배했다. 이어 25일 경기에서는 복귀전을 치렀던 '2021 MVP' 아리엘 미란다가 ⅔이닝 7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지는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이날 두산은 사이드암 임기영을 상대하게 됐다. 앞서 지난 2일 두산을 상대한 그는 7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충분히 경계할 만한 기록이었다.

임기영의 주 무기는 춤추듯 들어오는 체인지업이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그의 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00이었다. 이는 시즌 전체 기록(0.263)보다도 훨씬 좋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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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기영. /사진=OSEN
경기에 들어서자 역시 임기영은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2회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체인지업만 4개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3회 말에도 9번 안재석에게 체인지업 3개로 3구 삼진을 기록했다.

확실한 무기가 있으니 변칙적인 볼 배합도 가능했다. 첫 타석 체인지업으로 고전했던 양석환을 상대로 4회에는 체인지업을 유인구로 던지다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여기에 움직임이 좋은 패스트볼까지 있으니 두산 타자들은 임기영의 공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5회까지 두산 타선은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틀어막혔다.

그러나 처음으로 만든 제대로 된 찬스에서 두산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6회 선두타자 안재석은 임기영에게 볼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 4개를 모두 골라내며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 1번 안권수도 볼넷으로 출루했고, 양찬열의 희생번트로 두산은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임기영은 호세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패스트볼만 뿌렸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좌익수 쪽으로 향하는 희생플라이를 기록, 0의 균형을 깼다. 안타 없이 먼저 한 점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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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왼쪽). /사진=OSEN
이어 김재환의 고의4구로 이어진 1, 2루 상황에서 양석환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며 비어있던 안타 칸에도 숫자를 넣게 됐다.

한 번 터지자 두산의 공격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7회 양찬열과 페르난데스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한 두산은 8회 안재석의 시즌 마수걸이 3점 홈런까지 나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 초 마무리 홍건희가 김선빈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4실점했지만 승부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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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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