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인생투' 독립리그 출신 드라마, 만루 위기 대탈출 '감격의 첫 HLD' [★승부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6.24 23:19 / 조회 :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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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역투하는 윤산흠.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가 마침내 10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이글스 선수들 모두가 영웅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날 경기 최고 승부처에서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긴 윤산흠(23)이 한화 팬들의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화 이글스는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23승1무45패)는 지난 9일 잠실 두산전 이후 이어졌던 10연패 사슬을 끊고 깊은 수렁에서 벗어났다. 반면 삼성은 32승38패로 4연패 늪에 빠졌다.

한화 선발은 '장덕스' 장민재. 말 그대로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연패 탈출이 간절했던 한화는 3회 터크먼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1점으로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상대 선발은 삼성의 에이스 뷰캐넌이었다.

여전히 1-0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6회초. 삼성의 공격.

선두타자 김현준이 좌중간 2루타를 쳐낸 뒤 오선진의 희생 번트 때 3루까지 갔다. 후속 피렐라는 볼넷. 선발 장민재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1사 1,3루. 절체절명의 동점 위기 상황. 이때 한화 벤치가 믿고 맡긴 두 번째 투수는 독립리그 출신의 윤산흠이었다.

영선고를 졸업한 윤산흠은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를 거쳐 2019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1군 출전 없이 2020 시즌 후 방출됐다. 이후 다시 독립리그 무대를 밟은 그에게 영입 제안을 건넨 건 한화 이글스였다.

어쩌면 매일매일이 인생투일지 모른다. 지난 17일 NC전까지 올 시즌 5경기서 무실점 행진을 벌이던 윤산흠이었다. 상대적으로 쉬웠던 상황에서 점차 터프한 상황으로 등판 환경이 변해갔다. 19일 NC전에서는 올 시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22일 LG전에서는 실점 없이 ⅔이닝을 책임졌다.

그리고 이날 최대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타자는 4번 타자 오재일. 한 방이 있는 타자였다. 윤산흠은 직구보다 변화구 승부를 택했다. 커브 3개를 연거푸 던진 뒤 직구(147km)를 1개 보여줬다. 볼카운트는 2-2. 이어 5구째와 6구째 모두 커브로 볼을 던지며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첩첩산중. 다음 타자는 '베테랑' 강민호였다. 초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또 커브를 뿌렸으나 볼이 됐다. 3구째 직구도 볼. 2-1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4구째. 이번에도 커브(127km)를 뿌렸다. 강민호가 받아쳤다.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1루 주자 오재일을 포스 아웃시킨 뒤 타자 주자 강민호마저 잡아냈다. 완벽한 호흡으로 만들어낸 더블 플레이였다. 이닝 종료. 한화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하나로 뭉쳤다.

이날 한화 선수들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7회 수비도 압권이었다. 1사 1,2루 위기 상황. 삼성 김호재의 1루 땅볼 타구를 '1루수 김태연-유격수 박정현-투수 김범수'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더블 플레이로 연결했다. 결국 곧바로 이어진 7회말 한화가 2점을 달아나며 극적으로 연패서 탈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윤산흠은 데뷔 후 처음으로 '홀드'라는 값진 기록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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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혼신투를 펼치고 있는 한화 장민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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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솔로포를 터트린 한화 터크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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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수들이 24일 대전 삼성전에서 승리, 10연패에서 탈출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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